선체인양 결단, 희생자 유가족 위로, 콜럼비아 국빈초청 출국 앞당겨져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추모와 남미순방 사이에서 절묘한 조화카드를 구사했다.
세월호 침몰 1주기(16일)관련 행사는 최대한 참가하기로 했다. 중남미국가 순방일정도 차질없도록 했다.

박대통령은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들 위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국정최고 책임자로서 진심어린 위로와 보상대책 등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팽목항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장 돋보이는 결단은 세월호 인양 결정. 박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등 관계기관의 검토가 나오는대로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방안을 밝혔다. 해수부도 10일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인양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검토한 결과 침몰된 세월호 인양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대통령의 인양 의지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려는 포석이다. 유기준 해수부장관도 이에앞서 여론조사등을 토대로 선체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선체 인양 문제는 정치권 국민 언론사이에서 논란을 초래했다. 국론분열조짐마저 일었다. 정권내부와 보수진영에선 민간회사의 선박을 인양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반대했다. 국민혈세로 최소 1000억원이 드는 인양을 하는 것도 문제삼았다. 추가적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선체인양 3대 불가론을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무조건 인양을 고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으로 인양방침을 결정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도 인양카드에 가세했다.

박대통령은 국정최고 지도자로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한 정책적 판단이었다. 선체인양 문제가 더 이상 국론분열의 고리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적 조치였다.

박대통령은 세월호 문제로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차디찬 바다에서 생명을 마감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슬픔이 가장 컸을 것이다. 박대통령도 이들 못지않게 최대 피해자였다. 정권 출범 1년만에 국정이 세월호 문제로 장기간 표류했다. 각종 경제회생및 개혁정책이 차질을 빚었다. 여야간 이전투구로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위기를 맞이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악의적인 ‘사고 당실 7시간 행적 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 박근혜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를 맞아 희생자및 유가족들을위한 추모행사에 최대한 참가한 후 중남미 세일즈외교에 나선다. 야당과 좌파시민단체들이 박대통령의 중남미 국빈방문 문제를 악의적으로 부풀리며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연합뉴스

박대통령은 세월호를 계기로 누적된 국정난맥과 정경유착을 해소하기위해 대대적인 국가개조 작업을 벌였다. 정피아, 관피아, 해피아 척결에 나섰다. 대한민국을 2014년 4월 16일과 그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해양경찰청을 폐지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다. 대형 재난사고에 대비한 행정조직을 대수술했다. 관료들의 낙하산인사와 민간기업 취업제한도 대폭 강화했다.

박대통령은 세월호 수습에 최대한의 정책적 역량을 집중했다.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위로등에서 진정성을 보였다. 팽목항을 두 번이나 찾아가 희생자및 유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했다. 세월호 기자회견을 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유가족및 국민들과 함께 아픔을 함께 했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다짐도 수없이 했다.

세월호 1주기가 공교롭게 박대통령의 중남미순방과 겹쳐있다. 추모일에 중남미 국빈방문을 떠나야 한다. 초청국가와의 일정 조율에 따른 것이다. 박대통령은 16일 오전 12시30분에 출국해서 다음날 저녁 7시30분(현지시간)에 도착한다. 여행시간만 하루가 넘는 강행군이다. 만일 출발시간을 저녁으로 늦추면 새벽에 도착해야 한다.

국빈방문 상 새벽에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은 초청국 의전과 영접에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오전 12시30분에 출국하는 것이다. 불가피한 스케줄이다. 중남미 방문은 환태평양 정상외교에 방점을 찍는 의미도 있다.

첫 방문지는 콜럼비아다. 콜럼비아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이 특별히 박대통령을 초청하는 친서까지 보냈다. 당초 18일 출국하려 했다. 콜럼비아 대통령이 간곡하게 자국을 들러달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콜럼비아가 순방국에 포함되면서 출국일정이 앞당겨진 것이다.

콜럼비아는 중남미에서 한국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한국의 경제 발전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가져온 비결과 혁신, 정책, 경제개발 노하우등을 도입하길 희망하고 있다. 콜럼비아는 중남미강국이다. 경제규모가 중남미국가에서 3위를 기록중이다. 박대통령은 콜럼비아와의 비즈니스확대와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첫 방문지로 삼았다. 6.25 때 중남미 국가중 유일하게 참전한 혈맹이기도 하다. 박대통령은 한국전에 참전한 국가를 순방할 경우엔 가장 먼저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하는 등 최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페루와 칠레, 브라질 국빈방문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증진, 무역투자확대을 집중협의한다.

박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세일즈외교에서 가장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 순방 중 사우디아라비와의 정상회담에서 포스코가 추진중인 자동차합작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우디왕과 의견조율을 했다. 현대차가 중국 창저우와 충칭시에 자동차공장을 짓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의 두터운 친분이 큰 힘이 된 것.

비즈니스 외교 외에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한류를 현지국가에 알리는데도 큰 성과를 거뒀다. 이번 순방에도 주요그룹 최고경영자 등 경제인들이 대거 동행한다. 재계가 중남미 국가와의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 추모행사는 최대한 참가하면서, 중남미 국빈방문을 통한 세일즈외교도 최대한 성과를 거두는 두 마리토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박대통령의 추모행사 참가의 진정성과 해외순방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한다. 야당과 좌파 시민단체들이 박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악의적으로 선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국빈방문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