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쌍용자동차에 대해 노동조합이 개선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상장폐지로 재매각이 무산되면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20만 근로자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앤티 등 다수의 기업·사모펀드가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노조는 기업 존속을 위해서라면 허리띠를 더 졸라맬 각오도 돼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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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노조는 21일 오전 10시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쌍용차 제공 |
쌍용차 노조는 21일 오전 10시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조는 선목래 노조위원장 명의의 청원서와 정장선 평택시청 시장 명의의 탄원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선 위원장은 탄원서를 통해 "안타깝게도 쌍용차 인수자(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가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상태"라며 "상장폐지와 그에 따른 재매각 실패는 쌍용차 파산이라는 끔찍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장유지는 회사 정상화에 있어 절대적 조건"이라며 "매각이 성공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쌍용차는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202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쌍용차는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냈고 1년간 개선기간(2021년 4월 15일~2022년 4월14일)을 부여받았으나 개선기간이 만료되기까지 투자자 유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했다. 재무 악화로 쌍용차는 2021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서도 의견 거절을 받았다.
노조는 상장폐지로 현재 추진중인 재매각이 무산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상장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 위원장은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매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리를 인수하려고 하는 기업들도 상당 부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새 주인을 맞이하기만 한다면 자본이 생기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쌍용차는 강조했다.
박장호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는 "새 주인이 생기면 새 자본이 생겨 (자본잠식이) 해소된다"면서 인수의향자들이 많이 나오고 작년과 달리 활발히 진행중이기 때문에 상장폐지 요건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 위원장도 "현장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J100 등 출시를 준비중"이라며 "추후 최종 인수자와의 대화 속에서 (자구안 등) 풀어나갈 부분이 있다면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수자 조건에 대해서는 자금과 기술력을 갖춘 후보를 언급했다. 선 위원장은 "자금이 튼튼한 기업이나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부분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에게 놓인 여건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매각이 시급한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언급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생사기로에 놓인 쌍용차는 이날 2021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음주에는 상장폐지 개선기간 만료에 따른 이의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매수권자를 정해 두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정식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4곳은 모두 자금 조달 방안이 최대 과제로 지목된다.
이들 모두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캐시카우를 맡고 있는 그룹 내 계열사는 물론,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최대한 자금을 마련하는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 보다 높은 상황에서도 다수의 후보자들이 인수전에 나서는 것은 다른 목적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는 6209억원, 청산가치는 9824억원으로 청산가치가 3615억원 더 높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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