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MZ세대들이 친환경을 소비 기준으로 두면서 IT 기업들은 미래 시장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들은 주요 제품과 포장에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기에 ‘폐어망 플라스틱’을 사용하면서 탄소절감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 갤럭시탭S8 시리즈, 갤럭시북2 프로 시리즈에 이른바 '유령 그물'로 불리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안전인증기관인 UL에 의해 진행된 '전과정평가(LCA)' 결과에 따르면 일반 플라스틱(MS-51)을 1톤 생산할 때 4.4톤의 탄소가 발생하는데 비해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3.3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사용하고 있는 해양 폐기물 소재는 인도양 인근해서 수집된 폐어망을 분리, 절단, 청소, 압출한 뒤 폴리아미드 수지 펠릿으로 가공하고, 이를 부품으로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서 생산된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에보 제품에 복합섬유구조 신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대폭 줄였다. 65형 신제품(65C2)은 일반 스탠드 설치를 기준으로 같은 크기의 작년 모델(65C1) 대비 45% 가벼워 배송과 설치가 간편하다.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제품 유통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제품 운송용 컨테이너(40피트 기준)에 65형 신제품을 싣는 경우 한 번에 150대 가량을 운반할 수 있는데, 지난해 제품을 운반하는 경우와 비교해 컨테이너의 중량을 2.4톤 가량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폐기단계까지 제품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노력하며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델은 올해 비즈니스용 노트북인 ‘래티튜드 5000 시리즈'에 재활용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 노트북 상판은 71%가 재활용 및 재생 가능한 소재로 제작됐다. 노트북 하판에는 재생 탄소 섬유(20%)를 적용하고, ‘바닥고무받침’은 피마자 오일에서 추출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39%)’로 제작했다. 

델은 제품 포장도 변경했다. 전원 코드, 제품 설명서 등 기존에 사용되던 비닐 포장을 종이로 대체했고, 박스 안의 트레이들은 대나무와 사탕수수 펄프를 활용했다. 또 잠재적인 환경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비닐 테이프 대신 종이 테이프를 사용했다.

시장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IT기업들이 친환경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규제는 물론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들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관리 앱 ‘그로우’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MZ세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구 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지구 환경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MZ세대들의 인식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노력, 제품 생산주기 등 전반에서 친환경을 고려해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 노력이 제품은 물론 기업 이미지와 연결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 등의 부담이 있지만, 미래 시장을 위한 기업의 친환경 기술 개발과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