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신한·하나·우리·하나·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도 ‘역대급’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산하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금융지주 내 증권사들의 입지가 다시금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증권 자회사가 없어 실적 측면에서 유리한 모습을 보인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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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사진)의 경우 증권 자회사가 없어 올해 1분기 실적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한 모습을 나타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5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금융업계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우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호조다.
각사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분기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하나·NH)의 당기순익은 총 5조2362억원으로 합산된다. 이는 전년 동기 4조5691억원에서 6671억원(14.6%)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KB금융이 1조2701억원에서 1조4531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뤄냈다. 반면 이익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그룹으로 6671억원에서 8842억원으로 2171억원(32.54%) 성장한 모습이다. 이밖에 신한금융은 1조4004억원,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9022억원, 5963억원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일단 시선을 끄는 것은 금융지주사들이 이뤄낸 성장세의 ‘비결’이다. 모든 회사 공히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작년 1분기 9조7580억원이었던 이자이익은 올해 1분기 11조338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당기순익 증가세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이번 성장세의 주된 원인이 이자이익에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이 늘어난 점,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된 점 등이 금융지주 실적에 큰 공을 세운 모습이다.
각 금융지주사 산하의 증권사는 오히려 실적에 마이너스 측면으로 작용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지난 1분기 비이자이익 부문은 3조2619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1465억원에서 무려 21.3%나 줄어들었다.
대형 증권사 NH투자증권을 갖고 있는 NH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 이익 감소율은 ‘반토막’에 육박하는 47.2%에 달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각각 1조757억원(-23.7%), 9863억원(-24.1%)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이익증가율이 가장 컸던 우리금융그룹은 산하에 증권사가 없다. 결국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호조에 1등 공신이었던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모회사의 실적 판도에도 큰 영향이 생긴 셈이다. 아울러 금융지주 내에서 증권사들의 입지가 다시금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만하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사 매물을 계속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2일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 인수가 가장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MG손해보험과 롯데카드 인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확정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의 경우 2분기 이후 실적 관련 불확실성이 큰 데다 보험사 역시 손해율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금융에 대해 “금융지주 가운데 이익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이어져 절대적, 상대적 실적 호조세 지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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