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1분기 1조9000억원을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에 기인했다.
다만 반도체 대란이 아직 현재 진행중이고 원자재 가격 역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를 대비하는 다양한 방안을 수립해 올해 초 설정한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
|
▲ 현대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미디어펜 |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IFRS 연결 기준 △판매 90만 2945대 △매출액 30조 2986억원(자동차 24조 750억원, 금융 및 기타 6조 2236억원) △영업이익 1조 9289억원 △경상이익 2조 2786억원 △당기순이익 1조 7774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는 9.7% 감소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6%, 16.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6.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0.4%p 늘어난 6.4%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 지속으로 1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선진국 중심의 지역 믹스 개선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오히려 증가했다.
실제 현대차는 1분기(1~3월) 글로벌 시장에서 90만 294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7% 감소한 수치다.(도매판매 기준)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 캐스퍼, G90 등 SUV 및 제네시스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 및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의 영향을 받아 전년 동기 대비 18.0% 감소한 15만2098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SUV 차종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유럽 권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약세를 보여 전년 동기와 비교해 7.8% 줄어든 75만 847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 중국 일부 도시 봉쇄 결정으로 인한 부품 수급 불균형 현상의 지속,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어려운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는 3월부터 러시아 생산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1분기 러시아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30% 하락했으며 현대차 판매도 소매 기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수출하는 부품들을 타지역에 전환배정해 러시아 외 지역 생산확대를 추진하는 등 수익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서 부사장은 강조했다. 서 부사장은 "올해 계획된 투자와 신차 출시 연기로 유동성 측면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커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도 모니터링해야 할 이슈로 판단했다. 다만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판매로 이어지기까지 최대 1년이라는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가격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서 부사장은 "부품 공급업체에서 해당 원자재를 조달해 납품하기까지의 시간과 생산·판매돼 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3개월~1년이 소요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상당폭 평균화되고 축소돼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는 배터리 등 주요 자동차 부품 공급난에 대비해 배터리사와 협업해 선매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배터리사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시행중인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을 확대 시행하겠다"면서 "가격상승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인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해 최소 1분기 이상 배터리셀과 양극재 등의 안전 재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원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자동차 수요 자체는 견조한 만큼 산업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 전무는 "수요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년 반도체 수급 차질로 판매가 원활하지 못한 영향으로 대기 수요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산업 전반 수요 자체는 견조할 전망"이라며 "3월 말 기준 국내 미출고 물량은 52만대로 전분기 대비 29%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현재 완전하게 해소된 상황이 아니므로 반도체 정상화 속도에 따라 판매성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미국, 유럽, 인도, 브라질 내에서도 세단 부진 및 SUV 차급 성장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구 전무는 1분기 말 전기차 판매량이 5만2000대를 차지하는 등 견조한 수요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의 글로벌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 전무는 "특히 유럽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