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의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부족한 계층이나 별도의 소득활동이 없어 신용등급 평가가 어려운 20대 등 신용이력이 부족한 고갯을 뜻하는 '신파일러'를 중심으로 대출 기회를 누리지 못한 모습이다.
2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카카오뱅크 등 4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일으킨 차주 361만 3000명 중 신용점수 850~1000점(옛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 비중은 약 76.5%(약 276만 2000명)로 집계됐다. 반대로 신용점수 849점 이하의 중·저신용자 비중은 23.5%(약 83만명, 미산출 2만명)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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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신용평점별 비중을 살펴보면, 950~1000점(옛 신용등급 1등급) 22.6%(81만 7000명), 900~949점(2등급) 34.5%(124만 8000명), 850~899점(3등급) 19.3%(69만 8000명), 800~849점 8.4%(30만 3000명), 750~799점 5.1%(18만 3000명), 700~749점 3.6%(12만 8000명), 600~699점 4.1%(14만 8000명), 500~599점 1.2%(4만 2000명), 400~499점 0.2%(7000명), 1~399점 0.5%(1만 8000명), 미산출 0.6%(2만명) 등이다.
신용대출 잔액도 고신용자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950~1000점 20조 8644억원(22.7%), 900~949점 36조 3373억원(39.6%), 850~899점 19조 2447억원(21.0%) 등 76조 446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신용대출 잔액 91조 7948억원에 견주면 83.3%를 점유한다. 850점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잔액은 15조 3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고신용자 가계대출을 중단하고,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렸음에도 고신용자 비중이 압도적인 모습이다.
은행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차주 비중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4개 은행 중 신용점수 849점 이하인 사람에게 신용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한 곳은 카뱅으로 29.0%(총 77만 1000명 중 22만 4000명)를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 26.8%(131만 6000명 중 35만 3000명), 하나 22.0%(86만 9000명 중 19만 1000명), KB국민 21.4%(141만 5000명 중 30만 3000명) 순이었다.
중·저신용자 포용금융을 위해 출범한 인터넷은행 3사만 놓고 보면, 대출잔액은 신용점수 900~949점의 고신용자가 8조 282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850~899점 6조 2125억원, 849점 이하 4조 3705억원, 950~1000점 2조 21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경제생활을 가장 왕성하게 하는 30~4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0대가 9조 242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30대 6조 7181억원, 50대 3조 7222억원, 20대 8882억원, 60대 이상 3173억원 순이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의 대출흐름도 눈여겨볼만 하다. 3사의 20대 신용대출 잔액은 카뱅 5111억원(차주수 8만 7000명), 케이뱅크 3386억원(2만 6000명), 토스뱅크 385억원(2000명)으로 연령대별 비교군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다만 20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건 우려스러운 점이다. 이들 계층을 신용점수별로 살펴보면, 3사 모두 849점 이하의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가장 압도적이다. 카뱅 3409억원(20대 대출잔액 중 849점 이하 대출비중 66.7%), 케뱅 1848억원(54.6%), 토뱅 149억원(38.7%)이다.
차주는 카뱅 8만 7000명 중 6만 6000명(76.5%), 케뱅 2만 6000명 중 1만 7000명(64.9%), 토뱅 2000명 중 1000명(45.4%)이다.
1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수치 격차는 극명하다. 당시 카뱅과 케뱅의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잔액을 살펴보면 카뱅이 2564억원 중 369억원으로 14.4%를 차지하는데 그쳤고, 케뱅이 1235억원 중 492억원으로 39.8%를 기록했다.
차주도 카뱅 2만명 중 3000명(15.2%), 케뱅 1만 6000명 중 1만명(62.5%)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주식·부동산·가상자산 열풍으로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선 차주가 많았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에 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만큼, 경제활동이 부족한 이들 계층의 빚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20대 대출은 전체 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지난해 자산시장 폭등으로 빚투·영끌 열풍이 불면서 20대의 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부채 관리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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