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인턴기자] 남극 세종기지에 파견된 한국 대원들이 주로 외상·소화불량·피부염·근육통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고려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민구 교수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내 1988~2013년간의 의무기록 4049건을 바탕으로 ‘세종기지 26년의 의료소비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극지에서 대원들이 의무실을 찾는 주요 원인은 피부 상처나 염좌 같은 외상이 24%로 가장 많았고, 소화불량·복통 등 소화기 증상(19%), 습진·피부염증 등 피부 증상 (15%), 근육통·관절염 등 근골격계 증상(14%)이 뒤를 이었다. 계절별·임무별(야외 또는 실내작업) 분석에도 이러한 양상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 남극 세종기지 / 사진=네이버 포토갤러리 캡처

기간 중 기지 내 의무실에서 처치가 어려워 가까운 칠레나 한국으로 후송된 사례는 총 12건이었다. 이 중 10건이 외상에 따른 정형외과·안과·치과적 문제였다. 세종과학기지 설립 초기 일부 대원이 동상에 걸려 칠레 푼타아레나스의 마젤란병원으로 후송돼 동상 치료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민구 교수는 “극지 대원들은 나이 40세를 넘어도 의무실을 찾는 횟수가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이라며 “이는 남극 파견 전 건강검진을 통한 대원 선별의 결과로, 연령이 높은 대원을 파견해도 의료적 문제없이 건강한 기지운영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