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결정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IT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임금 인상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삼성과 SK, LG도 이에 가세한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임금인상률이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측을 고발할 것을 예고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 중견업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국내외 악재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배 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임금 인상 여력이 적은 중소기업들은 일부 대기업의 임금 인상 소식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경쟁에서 밀린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 유출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게임 업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임금 인상 경쟁은 기업의 성과가 좋아서라기 보단, IT 분야 개발자의 인재 부족 현상에서 시작됐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건비를 높인 셈이다.
더군다나 삼성 등 대기업도 이런 흐름에 가세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평균 임금 수준은 대기업이 924만8000원, 중소기업이 38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2.4배로, 지난해 같은 달(2배)보다 차이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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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임금인상률이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측을 고발할 것을 예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기업의 규모에 따라 임금이 차이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가 9%의 임금 인상 결정을 '불법'이라며 중소기업의 박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오는 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 앞에서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의 불법 임급협상 고발' 기자회견을 연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은 불법'이라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이들은 사측에서 9% 인상이라고 했지만 대부분 직원에 적용되는 임금인상률은 5%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본 인상률은 5%이지만 대졸 사원(CL2 직급)의 경우 평균 인상률이 12%에 달하고 상위 고과 등급을 받는 일부 직원의 경우 15% 이상의 인상률을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7.5%의 연봉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여기에 성과급 등이 반영되면서 실제 평균 연봉은 13.4%(1억2700만원->1억4400만원) 올랐다.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3500만원이다. 올해도 인센티브 등을 반영할 경우 실질적인 연봉 상승률은 두 자릿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노조의 임금에 대한 불만은 중소기업 등 경제 여컨이 어려운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당초 우려 됐던 '강성 귀족 노조'의 전철을 밟는 것이기도 해서 사회적 공감대 보다는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4곳으로 구성돼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조를 공식적으로 허용했음에도 아직 직원 가입률은 4%에 불과하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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