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드 발급 확대‧잇따른 PLCC 출시 영향
매몰비용‧고객 이탈 부담…리텐션 마케팅 나서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1000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미디어펜


휴면카드는 1년 이상 기간 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휴면카드가 늘면 카드사들은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 증가와 고객 이탈 부담 등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989만2000장으로 전년 동기(839만1000장) 대비 17.9%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휴면카드 수는 174만3000장으로 전년 동기(164만장)보다 6.3% 늘었다.

KB국민카드가 165만4000장으로 롯데카드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148만9000장)보다 11.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149만7000장으로 전년 동기(122만4000장)보다 22.3% 늘었다.

신한카드는 149만장으로 전년 동기(112만장)보다 6.7%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126만4000장으로 전년 동기(112만6000장)보다 12.3% 늘었다. 하나카드는104만9000장으로 전년 동기(97만5000장)보다 7.6%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81만7000장에서 119만5000장으로 46.3%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처럼 휴면카드가 증가한 것은 온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 확대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상품 출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주력 카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니즈와 혜택에 따라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은 후 보조 형태로 두면서 자연스럽게 휴면카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2019년 5월부터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이 폐지된 것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자동 해지가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고, 탈퇴회원 증가로 카드사 역시 신규회원 모집을 위한 과다한 모집 비용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기존에는 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이 자동으로 정지되고,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당 카드는 자동 해지됐다. 그러나 이 규정이 폐지되면서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카드 이용은 정지되지만 자동 해지되지는 않는다. 이후 휴면카드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를 발급하려면 그 과정에서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휴면카드가 증가하면 이를 거두기 어렵게 된다. 또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도 커져 카드사들은 휴면고객을 잡기 위해 캐시백, 커피쿠폰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리텐션(고객유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이 발급받은 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휴면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유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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