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과잉진료 등의 여파로 지난해 실손보험의 적자가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실손의료보험 손익 추이./자료=금융감독원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 손익은 2조8600억원 적자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3600억원 더 늘었다.

보험 손익은 보험료 수익에서 발생 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뺀 액수다.

지난해 실손보험료를 15%가량 올렸음에도 오히려 경과손해율은 113.1%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올랐다.

실손보험은 보험자 가입자가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액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경과손해율은 발생 손해액(보험금 지급액 등)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로, 손해보험업계에서 손해율은 일반적으로 경과손해율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대규모 적자에 대해 "기존 1~3세대 상품을 중심으로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실손보험 판매 상품의 과잉 의료 이용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 장치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적자가 커진 것은 가격이 비싼 비급여 보험금이 많기 때문이다.

2020년 비급여 진료 항목의 금액 비중을 보면 도수치료가 12.8%로 가장 높았고 조절성 인공수정체(8.7%), 체외충격파 치료(4.8%),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근골격계(4.4%) 등의 순이었다.

의원급에서는 비급여 항목 중 백내장 수술을 위한 조절성 인공수정체 관련 진료가 전년 대비 10.8%포인트 늘어 가장 컸다. 자궁 근종 고강도 초음파 장비를 동원한 '하이푸' 시술, 코막힘 증상 해결을 위한 '비밸브 재건술' 등도 많이 늘어 과잉 의료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실손보험 보유 계약은 3550만건으로 전년 대비 54만건 증가했다. 실손보험료 수익은 신규 가입 및 보험료 인상 등으로 11조6000억원을 기록해 1조1000억원 늘었다.

이처럼 실손보험의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자 금감원은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계약 전환을 유도하고 보험사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실손보험 비급여 진료비 통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분석해 이상 징후에 대해 관계 당국과 공유 및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사기 의심 청구건 등에 대해 엄격히 심사해 지급하도록 '보험금 지급 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험사의 자체적인 사업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을 강구하도록 보험료 인상률 및 손해율, 사업 비율 등 보험료 산출 요소에 대한 공시 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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