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이익 확대,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 힘입어 광폭성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2% 급증한 66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고신용자 대출이 감소했지만 중저신용자 및 전월세보증금 대출 증가로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 및 연계대출 등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에서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카뱅은 3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수 1861만명, 영업이익 884억원, 플랫폼수익 2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7만명(1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44억원(64%) 폭증했다. 플랫폼 사업에서는 70억원(38%) 증가한 253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2% 급증한 668억원을 기록했다./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우선 고객 수 증가 배경에는 40대 이상의 신규 사용자 유입이 꼽힌다. 올해 1분기 신규 고객 중 70%는 40대 이상으로, 40대가 28%, 50대가 27%, 60대 이상이 14%로 각각 집계됐다. 

카뱅 전체 고객 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30대가 26%로 가장 많고, 20대 25%, 40대 23%, 50대 13%, 10대 8%, 60대 이상 5% 순이지만, 40대 이상만 놓고 보면 점유율은 41%에 달한다.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니(mini)' 이용 고객은 전분기 대비 13만명 증가한 누적 128만명을 기록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503만명으로 전분기 1520만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중 압도적 1위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도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분기 순이익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8% 급증한 884억원, 순이익은 43.2% 증가한 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을 살펴보면, 여신이자 및 투자금융자산이자 등 이자수익이 2642억원을 기록해 전체 수익비중의 78%를 차지했다. 

1분기 여신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6조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및 중신용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전년 동기 1.87%에서 2.22%로 0.35%포인트(p) 증가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전분기 2.13%와 견줘도 0.09%p 증가했다. 

여신잔액을 기준으로 전분기와 견주면 신용대출은 7조 9000억원에서 7조 4000억원, 마이너스통장은 7조 5000억원에서 6조 9000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대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2조 6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3982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했고, 전월세대출은 9조 2000억원에서 10조 3000억원으로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규제에 따라 고신용자 대출이 중단돼 신용대출 전체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중신용대출로 부족분을 메웠고, 전월세대출 및 주담대를 곁들여 여신잔액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카뱅은 여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용대출 비중을 낮추고 담보대출 위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성장모델을 변모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출시한 모바일 주담대는 누적 가조회수 14만건을 돌파했고, 지난달 5일에는 담보물 가격 제한도 해제했다. 앞으로 지역 및 대상 주택종류를 확대해 타깃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1분기 수신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급증한 33조원으로 나타났다. 입출금통장 등 요구불예금에 19조 8000억원, 정기예금에 9조 3000억원, 정기적금에 3조 8000억원이 각각 쌓였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이 59.7%를 차지했다. 

체크카드·펌뱅킹·오픈뱅킹·외환송금 등 수수료(fee)수익은 477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14%를 차지했고, 증권계좌개설·연계대출·제휴신용카드 등 플랫폼수익이 253억원으로 수익의 8%를 각각 점유했다. 

신규 제휴 증권사가 추가됐고, 지난 1월 대형 신규상장(IPO) 관련 증권계좌 개설이 증가하면서 플랫폼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 증권계좌 개설 수는 분기 최다인 70만좌를 달성해 누적 590만좌를 기록했다. 현재 카뱅은 KB·NH·한국투자·하나금융·신한금융·삼성증권 등 6개사와 증권사와 제휴 중이다.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동기 6.70%에서 4.89%로, 총자산수익률(ROA)은 0.69%에서 0.72%로 각각 개선됐다. ROE는 지난해 2분기 IPO 자금이 2조 6000억원 유입되면서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은 소폭 상승하면서 악화됐다. 연체율은 전년 동기 0.21%에서 0.26%로, 고정이하여신은 0.23%에서 0.25%로 각각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3분기 0.21%까지 줄어들었지만 이후 매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손충당금잔액은 1608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약 880억원 증가했고, 충당금적립율도 185%에서 248%로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IPO 자금이 유입된 데 힘입어 36.85%를 기록했다.

카뱅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주택담보대출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수신 상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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