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이 아니라 소비자가 답…‘행복함’과 ‘자존감’의 ‘소통’ 기대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기업과 소비자, 바람직한 관계란 무엇일까

기업과 소비자 간 관계의 본질은 거래다. 일방적인 호혜가 아니라 양방향으로 합의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실시간으로 물건과 서비스를 사고 파는 관계다.

소비자의 욕망은 계속해서 진화한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욕망에 발맞추어 때로는 이를 선도하거나 혹은 뒤따라간다. 소비자가 왕이지만, 정답은 아니다. 소비자는 질문이요, 기업이 정답이다. 기업이 오답을 내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적자를 내는 것이요, 정답을 제시하면 소비자의 열광적인 호감을 받아 흑자를 낸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모든 코멘트를 다 들을 수 없다. 혹여 다 듣더라도 소비자의 모든 소리를 고루 담은 상품은 내기란 불가능하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시점에 어떤 장소에 누군가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고 이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남들과 구별되는 좋은 제품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경쟁자가 있다면 그보다 값싸게 만들어 적시에 공급해야 한다. 바람직한 관계는 여기서 시작한다. 이는 소위 ‘장사꾼’ 마인드다. 어떻게 해서든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기업으로서 바람직하다. 이는 소비자에게도 바람직하다.

   
▲ '신비주의' 마케팅을 택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갤럭시s6 엣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수십만 원 이상 되는 단말기 값을 부담하고 월마다 몇만 원씩 지불하는 소비자에게 이동통신 사업자는 그 금액만큼의 행복함을 전해주는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일종의 자존감이다. 무슨무슨 텔레콤을 이용해 보니 제값을 한다는 평을 고객으로부터 들어야 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직원들이 합심하여 올리는 매출액만큼 세상은 더 편리해짐은 물론이요, 서로와 더 연결되며 화목해진다. 2015년의 화두는 소통이라지만, 이동통신회사의 존속 의의는 ‘소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이동통신회사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접하는 기업 모두에게 통용된다. 세계전자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추격자로서 제몫을 다하고 있는 LG전자 또한 마찬가지다. 필립스나 소니의 브라운관 TV가 전세계 가정 거실을 장악했던 시절은 불과 15년 전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비자 고객들의 니즈를 선점하여 그에 대응했다.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소비자와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생산방식을 개선하며 이를 맞춰나갔다.

   
▲ LG전자가 ‘스마트 오디오’, ‘와이파이 사운드바’ 등 기존 출시 제품에 ‘구글 캐스트(Google Cast)’기능을 지원한다./사진=LG전자 제공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어 비록 애플의 아이폰에 ‘혁신’이라는 이름은 빼앗겼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위 ‘장사꾼’ 마인드로서 시장점유율을 지켜나가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플랙시블 소재의 상업화에만 성공한다면, 스마트폰으로 애플을 넘어설 날도 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직원 모두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들이 열심히 일하는 만큼 세상은 그 이상으로 더 연결되고 친밀해지며 사람들은 행복함을 나눌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소비자에게 봉사한다는 점에서 기업과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 모두는 소중한 존재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바람직한 관계는 ‘장사꾼’ 마인드에서 시작해 ‘제값’을 받아 ‘서비스’를 팔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행복함’을 직원에게는 ‘자존감’을 전해주는 양방향의 ‘소통’이다.

소비자 선택과 자유 넓히기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가 올해 출시된다. 이는 일종의 ‘레고(LEGO)’ 생산방식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레고의 방식은 고객들이 직접 옵션을 선택하고 만드는 자유를 담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사업방식을 규정하고 제단하는 방송통신규제는 일종의 형식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질문을 하면 기업이 정답을 내야 한다. 정답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불법/위법/편법이라도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과 자유를 줄 수 있다면, 이동통신회사들은 이를 실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다.

   
▲ SK텔레콤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출시를 앞두고 예약가입을 실시하기도 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동통신서비스와 스마트폰 제조는 소비자의 선택과 자유를 넓히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과 자유,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올 수 있다.

① 수십 수백가지 옵션을 소비자 개인이 선택하여 자신만의 이동통신서비스나 스마트폰 단말기를 디자인하면 어떨까?
② 왜 하나의 스마트폰이 한 개의 번호, 한 개의 인식정보를 가질까. 심카드를 바꿔 끼는 것 말고 터치 한번으로 멀티 넘버는 불가능할까? 데스크탑 노트북의 로그인에 따라 사용자가 달라지듯이 말이다.
③ 소비자 개인이 자신만의 멤버쉽을 설계할 수 없을까? 가령 자신의 멤버쉽 포인트를 자주 이용하는 두세군데 브랜드숍이나 이벤트에 집중적으로 몰아서 쓸 수 있도록 말이다.
④ 자동차 옵션을 선택하듯이 스마트폰의 제조 스펙을 소비자가 결정할 수 없을까? 가능하다면,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를 뛰어넘는 최고 스펙의 핸드폰이 수백개 유형으로 생겨날 수 있다.

기업은 순전한 고객의 입장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할까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는 개인이다. 선택의 확장과 자유는 개인이 언제나 꿈꾸고 바라는 이상이다. 삼성이든 LG든 SK나 KT든 이에 부응해야 기업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