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러시아가 '2차 세계 대전 종전 기념일(러시아의 전승절)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공세를 가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AP통신·워싱턴 포스트(WP) 등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병합지인 크림 반도에서 고정밀 미사일 '오닉스' 4발을 발사해 남부 오데사 지역을 타격했다고 10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아조우 연대 등 방어군이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점령하기 위한 작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에 탱크를 투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관계자는 2000여명의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있으며, 도시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고 있지만 역시 2000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방어군이 아조우스탈에서 버티고 있다고 AP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동남부 도시 이지움에서는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완전히 점령할 목적으로 군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가로막혀 이날 10㎞도 전진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지움은 돈바스의 관문과 같은 요충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 포격이 계속다. 하지만 올레그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 강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어느 때보다 약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에서 반격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97개 전술 대대를 두고 있고, 대대별로 1000명의 병력이 있다고 AP에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최근 수일 간 동안 돈바스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듷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려 한다고 내다봤으나 그는 연설을 통해 직접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지 않았다.
필립스 오브라이언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전략학 교수는 "현 상태로 러시아는 장기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실패를 알리는 시계가 똑딱거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도네츠크·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결국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주변·헤르손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축출하며 조국의 승리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승절 연설을 통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는 2개의 전승절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와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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