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재건. 반지성주의의 극복. 자유의 가치 재발견.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자신의 취임사를 통해 밝힌 키워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첫 일성을 던졌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바로 '자유'다.
자유민주주의를 3차례 호명한 것과 아울러 자유를 총 35번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그외에는 민주주의 5번, 경제 5번, 성장 5번, 번영 4번, 시장 2번 등 시장경제 가치에 집중했다.
이와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 15차례, 시민 15차례, 연대 6차례, 공정 및 책임 3차례씩 언급하며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통합, 통일, 민족, 민중, 광장, 촛불, 정의, 환경 등에 대해서는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아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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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가장 큰 문제로 제기한 것 또한 '반지성주의'로, 윤 대통령은 이를 두고 공동체 와해 및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직접 지목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며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보편적 가치에 대해 "그것은 바로 '자유'이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취임사에서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며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한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나와 우리 공동체 구성원의 자유가 위협받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라며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공정한 교육·문화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자유 시민이 된다,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며 추가적인 과제를 제시했다.
또한 "공권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며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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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자유 외에 이날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것은 바로 '성장'이다.
윤 대통령은 국내 과제와 관련해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해야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며 "과학과 기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취임사를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매듭지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소위 '반지성주의'로 인해 민주주의 위기가 닥쳐오고 공동체 와해를 야기하는 사회적 갈등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자유의 확대, 자유 시민간의 연대와 도움, 공정한 규칙을 지키는 점 등이다.
경제적으로는 빠른 성장과 혁신을 통한 도약만이 양극화라는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취임사에서 언급됐듯이 윤 대통령의 초심이 그대로 가길 기대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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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장 전경. /공동취재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