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리자동차그룹, 르노코리아 지분 34.02% 인수
차량 공동 개발 넘어 지분 매입으로 경영 개입 가능
국내 지리차 존재감 확대...유럽 이어 한국 공략 본격화 '해석'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중국 최대 민영자동차그룹 지리그룹이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브랜드가 꾸준히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여왔고,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언제 한국시장에 상륙할지 모른다는 적극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래차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저렴한 부품을 활용해 국내에서도 새로운 판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르노코리아는 11일 길리그룹 산하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Geely Automobile Holdings)가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 르노 뉴 아르카나로 수출될 르노삼성 XM3가 배에 실리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제공

르노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지분 80.1% 중 과반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과 삼성카드(19.9%)의 보유 지분 일부를 지리그룹이 매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르노코리아의 지분 구조는 르노가 최대주주 지분을 유지한 가운데 지리그룹이 2대주주로 부상했고, 삼성카드가 그 뒤를 잇는 구조로 재편됐다.

지리그룹과 르노그룹의 협력은 올해 초 발표한 친환경 신차 개발 협력에 이어 두번째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한국시장을 위한 친환경 하이브리드 신차 등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 개발 및 생산해 2024년부터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지리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 연구진이 신차를 개발하고, 르노는 차량 디자인을 담당해 2024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이는 것이 이 협력의 내용이다. 

이를 통해 르노코리아는 미래차 물량 확보와 더불어 자동차 최대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차량 공동 개발을 넘어 이번 지분 인수로 르노코리아의 경영 개입까지 가능해지면서 국내 중국 지리차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리차는 그간 내수에서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민영기업이긴 하나 중국 공산당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배를 받다보니 내수 몸집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 2010년 볼보 지분을 100% 인수를 시작으로, 벤츠 지분, 런던 택시 '블랙캡',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 지분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이런 지리차가 르노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차 시장에서 새롭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인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나아가 지리차의 국내시장 진출까지도 점쳐지며 이번 지분투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 대비해 다양한 실험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실증사업을 실시 중이다. 

충전시간의 불편함을 없이 전기차를 운형하는 배터리 교체형 모델부터 경형 모델을 통해 시티카 개념의 전기차 까지 다양한 모델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중국시장의 저렴한 인건비로 탄생한 값싼 부품들로 가격 경쟁력 면에서 높은 이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리차가 미래차를 통해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리차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는 여론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차는 그간 볼보와 폴스타 출시를 통해 국내 시장을 서서히 입지를 굳혀왔다. 

지난 1월 한국에 처음 출시한 폴스타는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차와 볼보의 합작 전기차 브랜드로, 사전예약 일주일 만에 올해 판매 목표치인 4000대의 계약을 끝냈다.

업계는 지리차의 르노코리아 지분 인수가 양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XM3 수출 물량 이외에 새로운 일감이 확보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중국 시장진출 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리그룹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동차 회사의 경영에 개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르노코리아의 판매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량을 출시할 수 있는 기회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더욱이 지리그룹은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기회까지 형성되며 새로운 얼라이언스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이미 중국 브랜드가 국내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큰 영향력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쉽게 장악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전에 대한 니즈가 높은 완성차 업계 특성상 AS인프라 구축부터 인지도 등이 있어야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특성상 신생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때문이다. 하지만 르노코리아의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미 지리차는 볼보이미지를 살려 폴스타라는 전기차를 성공시킨 바 있기 때문에 르노코리아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시장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협력관계를 넘어 지분을 인수하며 르노코리아와 지리차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며 "미래차로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르노코리아에게는 새로운 일감 확보, 지리차에게는 새로운 수익성 창출이라는 점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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