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 시 보험금 중복으로 받을 수 없어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실손의료보험의 중복가입자가 15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은 중복가입 시 실제 발생한 의료비에서 보험금을 비례보상 받게 돼 불필요한 보험료가 지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자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15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KBS 뉴스화면 캡처.
15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자수는 158760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손의료보험은 질병, 상해로 입원을 하거나 통원 치료를 한때 발생한 의료비에서 보험계약자가 직접 부담하는 금액인 자기부담금을 뺀 나머지 비용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부분까지 보장이 된다.
 
실손의료보험은 비례보상으로 받아 여러 개를 중복 가입한다고 해서 보험금을 가입한 회사별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A보험사와 B보험사에 가입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의료비가 20만원이 발생하면 A보험사와 B보험사에서 각각 10만원씩을 청구 받는 형태로 보상을 받게 돼 결국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은 20만원이다. 즉 중복가입을 하게 되면 보험료는 이중으로 나가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며 보험금을 청구할 때도 이중으로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때문에 현행 보험업법은 실손의료보험의 중복가입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회사로 하여금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해서 보험계약자에게 알려주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험사가 확인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는다는 경우가 많은 것. 당장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이 걱정돼서다.
 
하지만 실손의료보험은 기존에 가입했던 보장한도액을 넘은 의료비가 지출된다거나 담보가 한정돼 있는 경우는 중복가입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 상품이 상해만 담보로 돼 있어 질병은 보장이 안 된다거나 연간 최대 보장한도가 입원 5000만원임에도 기존 가입했던 실손의료보험이 한도가 500만원 정도 되는 등의 경우는 중복가입을 통해 보장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약 연간 최대한도 금액인 5000만원을 넘어서 6000만원의 병원비가 발생했다면 실손보험 한 개 상품만 가입했을 때는 5000만원까지만 보상되지만 중복가입을 해두었다면 6000만원까지 보상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은 일반적으로 보장성보험이므로 보험금을 받지 않았더라고 해약 시 환급액이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보완을 위해 중복가입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필요에 의해 중복가입을 하는 경우는 괜찮겠지만 필요한 것도 아닌데 설명 불충분 등으로 가입하는 사례가 있다면 제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소비자들이 보험사에서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으로 해놨다""필요에 의하지 않은 중복가입을 줄이기 위해 이미 법제화는 되어있으므로 제도적인 개선보다는 보험사에서 중복가입 확인 여부 등과 관련해 실제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