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부담 속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압박까지 더해지며 증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공비행하던 증권주들도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날개가 꺾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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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부진 속 증권주의 주가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KRX증권지수는 6.78% 하락했다. 이달 2일 기준 717.50이던 KRX증권 지수는 11일 668.86으로 48.6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695.05에서 2592.27로 3.81%(102.78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낙폭이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업종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14개 종목이 지수에 포함돼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776.93포인트로 시작했던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초중반까지만 해도 740~750선을 지켜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하락했고, 지난 4월 25일에는 71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9일 692.00으로 700선을 내준 데 이어 매일 1% 넘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5월 초 850~890선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20%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개별 증권주 대부분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1일 종가 기준 증권업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연초 대비 9.47% 빠졌고, 한국금융지주(-15.41%), 키움증권(-19.81%), 한화투자증권(-37.63%), 삼성증권(-14.93%), 대신증권(-12.73%) 등은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 10일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심영증권이, 11일에는 키움증권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긴축 정책 돌입으로 인한 증시 약세를 주가 하락 배경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증권사들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호실적을 냈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 연준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 기조, 상하이 봉쇄 등 국내외 불확실한 증시 환경에 투자자들의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실적도 이전 대비 줄어들면서 수수료 비율로 수익을 내는 증권사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한다는 평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긴축정책에 거래대금도 줄어들어 증권주도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증권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구간에서 주가의 가파른 단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작년 말부터 증권업종 주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돼왔다”면서 “증권주 주가는 하락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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