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공급 확대와 세제·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요에 맞는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부동산 관련 세 부담과 대출 규제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두 번째 약속으로 나올 만큼 우선순위에 놓였지만, 세부 계획이나 실행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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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1일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12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한 과제로 △주택공급 확대,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안정 실현 △안정적 주거를 위한 부동산세제 정상화 △대출 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촘촘하고 든든한 주거복지 지원을 제시했다.
먼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250만가구 공급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건축·재개발 47만가구(수도권 31만가구)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20만가구(수도권 13만가구)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8만가구(수도권 14만가구) △소규모 정비사업 10만가구(수도권 7만가구) △공공택지 142만가구(수도권 74만가구) 등 수도권 150가구를 포함한 전국 2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부담금, 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도심 공급을 촉진하고,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제정해 10만가구 이상의 공급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임대차 시장 정상화를 위해 임대차3법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세제 정상화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산세와의 통합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취임날인 지난 10일부터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1년 면제 조치가 시행됐다.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규제 정상화도 추진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상한 완화를 우선으로 추진하고, 이외의 경우 주택시장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안착 여건 등을 고려해 LTV 합리화를 추진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이 아닌 가구 LTV를 지역 무관 70%로 단일화하고, 다주택자의 규제지역 LTV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급격하게 오르는 집값에 온갖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정비사업 위축, 공급 축소, 거래 절벽, 집값·전셋값 급등 등의 역효과를 불러왔다.
이에 윤 정부는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의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상화’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부동산 시장이 ‘시장’ 원리에 맞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국정과제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주요 과제에 따른 세부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으면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발표된 부동산 관련 국정과제는 주요 이슈를 정리한 수준으로 정상화를 위한 세심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요에 맞는 공급 계획과 점진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공급 계획보다는 실현 가능한 방식과 성공 사례를 구축하고, 시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순차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수요 억제가 아니라 수요에 맞는 공급으로의 부동산 정책 변화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막연한 공급 폭탄이 아니라 각 지역과 사업지별로 실현 가능한 공급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른 물량을 합산한 것이 전체 공급 규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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