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롯데, GS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속 성장한 제약·바이오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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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직원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이달 말 신설하고, 향후 10년 간 약 2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상무도 영입했다.
롯데지주가 먼저 발을 딛은 곳은 항체 의약품 시장이다. 회사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한 바 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 원)로,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포함돼 공장 인수를 완료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 이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항체 의약품 원액 기준으로 총 3만5000리터까지 가능하다.
또 롯데는 다음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바이오 USA'에 롯데바이오로직스란 업체명으로 참석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업종은 CMO로 기재됐다.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장은 "사업 초기에는 항체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에 집중하면서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하고, 추후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GS그룹은 지난달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인 휴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와 함께 오너 4세인 허서홍 GS 부사장과 이태형 GS 전무 등이 휴젤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올랐다.
앞서 지난달 휴젤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대주주를 기존 LIDAC에서 아프로디테 애퀴지션 홀딩스로 변경한 바 있다. 아프로디테는 GS그룹과 싱가포르계 C-브리지캐피털(CBC),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 등 4개사가 구성한 다국적 컨소시엄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2월 신약 개발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암크바이오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해 8월에는 헬스케어 업체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다. 설립과 인수 모두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위해 설립된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진행됐다.
암크바이오의 사명 중 암크는 아산병원(Asan Medical Center)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약 연구개발 과정을 아산병원 연구진 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는 마이크바이옴 신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 고바이오랩에 지분을 투자했다. 고바이오랩이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현재 미국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한 상태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란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염증성 장질환이나 건선, 아토피 등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아직까지 마이크로바이옴이 의약품으로 개발 된 사례는 국내외에서 전무하다.
CJ그룹은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매각한 이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면역항암제와 염증성 장질환치료제 등을 개발 중인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을 인수했다.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이따라 진출하는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와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세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를 설립한지 11년만에 글로벌 CMO 최대 생산 능력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1조5680억 원, 영업이익 537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매출 규모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자체 개발해 진입 문턱이 높은 미국·유럽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 CMO를 맡으며 지난해 9290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또 최근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가 장기적으로 투자해온 바이오 산업이 최근 들어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관련 분야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대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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