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경훈(31)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PGA투어 타이틀을 방어한 것은 이경훈이 처음이다.

이경훈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로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조던 스피스(미국·25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63만8000달러(약 2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이경훈은 대회 2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선수가 PGA투어에서 같은 대회 2연패를 한 것은 사상 최초다.

또한 이경훈은 PGA 투어에서 2승 이상 다승을 거둔 한국 선수로 최경주(8승), 김시우(3승), 양용은, 배상문, 임성재(이상 2승)에 이어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역전 우승이었다.

이경훈은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이날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2번과 3번홀 연속 버디로 초반부터 기세를 끌어올렸고 5번과 6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낚아 선두권을 맹추격했다. 9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도 이경훈의 샷 감각은 정교했다. 12번홀에서 이글을 성공시켜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치고나간 데 이어 13번홀에서도 버디를 보태 우승에 다가섰다. 17번홀에서 힘든 파 퍼팅을 집어넣어 위기를 넘겼고, 18번홀에서는 회심의 이글 퍼트를 놓쳤지만 버디를 추가하면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스피스가 이경훈에게 1타 뒤진 2위에 올랐고, 3라운드 1위였던 무뇨스는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주형은 이날 5언더파로 선전해 합계 18언더파로 공동 17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