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발 인플레이션 충격 속에 국내 증시가 계속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가 약 2년 만에 폭락 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투자자예탁금도 급감하는 등 최근 들어 투자를 그만 두고 시장을 떠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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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인플레이션 충격 속에 국내 증시가 계속 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가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3.5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04%, 나스닥 지수는 무려 4.73% 폭락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S&P 500 지수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폭락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도했다. 일례로 월마트는 지난 1987년 10월 이후 최대폭인 11.4% 급락했고 타깃도 하루 만에 24.9%나 떨어졌다. 이밖에 아마존(-7.2%), 베스트바이(-10.5%), 메이시스(-10.7%) 등 유명 유통주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유통주들의 부진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공포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증시 급락에 따라 한국 증시도 크게 하락한 채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를 전후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 정도 떨어진 2590선에서 유지되며 2600선이 다시금 붕괴된 모습이다. 코스닥은 그나마 개장 직후에 비해 낙폭을 1% 미만으로 줄여 860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가열된 주식시장의 열풍은 이미 끝난지 오래다. 우선 외국인들이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15조3059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외국인 매도세는 최근 들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기관 또한 8조9900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고, 특히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2조20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떠나는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개인들이 받아내고 있지만, 막상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기도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0조5076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자금이 75조원을 상회했던 점을 상기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사실상 시들어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열기가 꺾이자 상장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내놔도 주가 흐름은 달라질 줄을 모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엔 실적 호재가 나와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투자자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쇼크 이후 대부분의 주식이 ‘사놓으면 올랐던’ 것과 달리 최근엔 쉽게 대응하기 힘든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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