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국 순방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으면서 한미 '경제 동맹'이 강조되고 있다.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뉴삼성'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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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사태에 연루된 이후 글로벌 경영에 제약을 받고 있다. 5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에 자유롭게 해외 출장길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 평택캠퍼스 방문을 지켜본 재계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이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2016년까지 이 부회장은 수시로 해외를 오가며 탄탄한 해외 인맥을 쌓아 구축해왔다. 국가 수반과 정치인은 물론,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교류를 이어왔다.
이 부회장의 행보는 삼성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을 더한 것이 사실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와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 회장과 수행원 없이 산행을 하는 등 신뢰를 구축했다. 이 부회장과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를 한 에르겐 회장은 삼성전자와 계약을 결심했고, 결국 1조원 규모의 수주로 이어졌다.
앞서 2020년 9월 삼성전자가 미국 버라이즌과 66억4000만달러(당시 환율 약 7조9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 때도 이 부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재판이 비는 기간 미국과 중동 출장길에 올라 구글·마이크로소프트·버라이즌·모더나 CEO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 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회동했다.
그러나 한계가 분명하다. 매주 이어지는 재판과 해외 출국 허가 등으로 글로벌 행보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특히 재계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차질의 장기화를 우려한다. 삼성의 성장동력과 국가 경제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재계에서는 2016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CEO와의 회동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CEO를 한 자리에 모았다. 비 미국계 IT기업 경영인 중에는 유일하게 이 부회장이 초정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특검의 출국금지 명령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겠다며 무역 장벽을 높였고, 이때 불붙은 미중 경제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당시 이 부회장이 글로벌 IT기업 CEO 회의에 참석해 변화하는 분위기를 감지했다면 삼성은 물론,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빠르게 변화했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미래 전략 시너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민간주도 경제 전략에서 삼성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이 이달 초 부처님 오신날 이 부회장의 사면을 강력하게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청와대와 법무부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경제동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 양국의 이해관계를 지탱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역할이 강조될 수 있다. 선도기업으로서 삼성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총수인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중요하다. 새정부가 빠른 사면·복권 카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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