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 대상 주금공 보금자리론·적격대출 조정 가능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최장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책보증상품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의 만기를 현행 40년에서 10년을 늘리는 한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에서 80%로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LTV가 완화됨에 따라 대출한도가 늘어나고, 만기연장으로 월상환 부담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주들이 현재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다소 자유로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최장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다. 서울시 부동산 아파트 주택 오피스텔 상가 강남 건물/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최장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을 구상하고 있다. 정부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검토 중인 만큼, 주담대 상품은 주금공의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의 대출기간을 조절하는 게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의 만기는 각각 10·15·30·40년이다. 이 중 청년층과 신혼부부에 한해 40년 만기를 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최장 50년까지 만기를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연내 초장기 모기지론 상품을 설계하고 시장 수요를 조사해 내년께 상품을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금리는 시장금리 수준에 정부 예산을 고려해 책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나 올 연초처럼 저금리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6~7월 0.5%p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피력한 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만큼, 시장금리는 당분간 가파른 상승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담대로 활용되는 '국고채 5년물'의 5월 금리는 3.1~3.3%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 4일 3.393%를 기록하며 이달 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안정세를 보여 지난 25일 3.116%를 기록했다.

5월 보금자리론 금리는 4%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u-보금자리론' 금리는 10년 만기 연 4.10%, 40년 만기 연 4.40%다. 주금공 웹사이트에서 대출 서류 접수 및 심사를 진행하면 금리를 감면해주는 '아낌e-보금자리론' 상품은 이보다 0.1%p 낮은 10년 만기 연 4.00%, 40년 만기 연 4.30%다.

이와 함께 보금자리론 주택가격(KB시세)의 상한을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서울·경기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보금자리론 상한선을 충족하는 매물이 거의 없었던 까닭으로 보인다.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주택구매자는 LTV의 최대 상한을 기존 60∼70%에서 연내 80%까지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DSR 산정시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장래 소득 인정 기준'을 활성화한다. 

정부가 현행 DSR 규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LTV를 완화하고 대출만기를 연장하는 만큼, 자기자본이 부족한 차주들도 모기지를 지렛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대출기간을 늘리는 만큼 차주가 부담하는 총 원리금은 종전보다 크게 불어나게 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들이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은행들이 최근에서야 40년 주담대를 잇달아 출시했는데, 50년 만기 주담대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이지만 서민의 안정적인 주거마련과 금융비용 부담 완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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