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창출 가능한 신사업 발굴·농어업인 대상 단계별 맞춤형 투자지원 추진…"일하고픈 회사 만들 것"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재 정부의 지원금과 수수료로 운영되는 구조에 더해 기관에서 수행하는 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체질을 변환하는데 주력하겠다."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은 지난 26일 미디어펜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조직을 디지털 기반으로 개편하면서 생겨날 수 있는 신사업 분야 또는 새로운 수익사업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신규 수탁사업인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안정화 및 보험가입률 제고를 추진하고,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 부적정 농지를 추출도 가속화한다는 방침 뿐만 아니라 드론을 이용해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등 신속·정확한 검증조사 기법도 구축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 민연태 농금원장/사진=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민 원장은 "지금까지 투자운영사(VC)를 통한 간접투자만 단행했던 펀드업무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혁신 창업형 농식품기업에 초기 사업화자금을 지원하고, 투자처 발굴 효율을 높여 농림수산식품 경영체 투자유치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경영체의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해 '농식품모태펀드'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점도 설파했다. 이는 정부와 민간이 결성한 매칭펀드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4개 자펀드에 1조5381억원이 투자됐다.

민 원장은 "농식품펀드가 투자와 회수를 이어가고, 수익금을 다시 농식품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등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특수목적 펀드 조성목표를 당초 33%에서 50%로 상향 조정,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발판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조성한 150억원 규모의 '스마트농업펀드'를 통해 △스마트팜 △농업용 로봇 △빅데이터 △데이터솔루션 △이력관리 유통플랫폼 분야 등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농업펀드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농식품산업의 미래선도 분야를 발굴하고 우수한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벤처기업 등과 '애그테크' 및 '푸드테크' 분야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억원 상당의 '그린바이오펀드'는 대체식품·메디푸드·종자산업을 비롯한 분야에 투입되는 것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민 원장은 "이를 통한 민간투자 활성화가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을 해소, 농식품 지속가능성 향상과 부가가치 창출 및 식량안보 해결 등의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 원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관·대변인·축산정책국 국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친 농식품 분야 베테랑으로, 2020년 2월부터 농금원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민 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민연태 농금원장이 안전보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미디어펜(이하 미펜) : 농금원이 중점적으로 벌이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민연태(이하 민) : 농금원은 2004년 출범한 공공기관으로, 1944개 금융기관을 통해 농어업인에게 지원된 26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대출금이 목적대로 사용됐는지 실태를 검사합니다. 2010년부터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도 운용하는 중으로, 2015년부터는 자연재해로부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농업정책보험을 관리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등 보험상품 연구·보급도 하고 있습니다.

정책자금 관련 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의 비대면 기법을 개발하고, 금융기관의 자율점검 범위를 넓혀 검사주기를 기존 6.5년에서 지난해 5년으로 단축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모태펀드에서는 2020년부터 농식품 투자지원센터 '가온누리 인베지움'을 개소하는 등 투자유치 지원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오픈한 전북 익산 지역센터를 비롯해 조직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기틀도 마련했습니다. 올해는 영남권 또는 충청권에 센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조성한 농식품펀드 1933억원은 역대 최대 규모로, 농식품산업의 양과 질을 높여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습니다. 

미펜 : 농업정책보험은 어떤 것들이 있고, 가입률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민 : 농업정책보험에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으면 보상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가축재해보험·양식수산물재해보험과 농작업 중에 재해를 입으면 보상해주는 농업인안전보험·농기계종합보험 등 다섯종류가 있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벼를 비롯한 67개 품목에 대해 49.5%(전년비 4.3%포인트 증가), 가축재해보험은 소·돼지·닭 등 16개 축종에 대해 93.7%(0.95%포인트 상승)의 가입률을 기록했습니다.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넙치·전복·굴 등 28개 품목에 대해 29.7%(1.7%포인트 증가)입니다.

농기계종합보험은 트랙터·경운기·콤바인 등 12종·12만8000여대(11.1%포인트 상승)의 농기계가 가입했고, 농업인안전보험도 농업인과 농작업 근로자에 대해 66.4%(1.2%포인트 증가)의 가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민연태 농금원장/사진=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미펜 : 재임기간 중 이루고픈 목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민 : 농금원을 작지만 강하고, 일 잘하는 조직이 되도록 만들어서 100년 이상 지속가능한 곳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10대 과제를 추진 중으로, 정책자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장해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검사기관'으로 전환하는 중입니다.

또한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재해보험 검증조사를 실시해 보험사업의 건전성을 제고했고, 온라인플랫폼을 도입해 농식품 투자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했습니다. 가온누리 인베지움 홈페이지에 투자자전용관을 개설, 운영사와 경영체의 접근성도 높였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소통 강화·복지 증진으로 일하고 싶은 조직,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관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설립목적에 맞게 진정으로 농어업인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도 바라고 있습니다. 

일회성 보조·융자 등 기존의 지원방식을 지원 전부터 자금 회수 단계까지 맞춤형 투자지원으로 전환, 잠재력 있고 유능한 청년농의 자립과 성장을 돕고 회수되는 원금을 농업·농촌에 재투자해 지역균형발전도 촉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미펜 :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세대·성별 등 다양한 갈등이 상존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하시고픈 말씀이 있나요.

민 : 기소불욕 물시어인과 혈구지도라는 문구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혈구지도는 '자신을 올바로 재단하고 다른 이를 재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를 먼저 돌아보지 않고 남을 판단하면 비난과 비판만 앞세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직은 나와 다른 사람이 어우러져 돌아갑니다. 가족간에도 불화가 없을 수 없는데 성격·지식·살아온 환경 등이 상이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곳에서 갈등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원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신뢰와 배려가 회복돼야 합니다. 이는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이 조건 없이 서로에게 신뢰와 배려를 나눠주는 조직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