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위한 금융상품은 유동성이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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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의 경우 집 한 채가 평생 모은 재산의 전부이거나 혹은 자산의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여러 기관의 통계치를 살펴봐도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70~80%는 부동산이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고 새삼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이런 저런 사회적 변화와 인구구조적인 측면에서 다소 개선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 중 하나가 노령화와 은퇴로 대변되는 인구구조의 빠른 변화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얼마를 차지한다’는 둥, ‘노령화의 속도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둥, ‘100세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둥 하면서 인구구조의 빠른 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라는 것은 그 만큼 그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소리인데,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그런 걱정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은퇴는 막상 했는데 돈이 나올 구석은 없고 먹고는 살아야 하고, 그런데 가진 것은 집 한 채만 덜렁. 집 벽돌을 하나씩 빼서 밥을 해 먹을 수도 없고, 집 벽지를 뜯어 옷을 해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집 한 채만으로는 노후를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요즘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팔지 않는 한 돈을 구경할 수 없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정기적으로 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집을 유동화한 일종의 금융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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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시대는 은퇴 이후 장기간 현금창출이 가능하도록 알맞은 금융상품을 활용해 미리미리 계획적으로 준비해야 한다./사진=MBC |
주택연금처럼 집을 활용해 현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정말 낭패다. 그래서 100세시대는 은퇴 이후 장기간 현금창출이 가능하도록 알맞은 금융상품을 활용해 미리미리 계획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100세시대만을 위한 금융상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이런저런 조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서 집얘기를 많이 했지만, 그 첫 번째 조건은 유동성이다. 집은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 자산이다. 몇 분만에라도 돈을 찾을 수 있는 은행예금처럼 유동성이 높은 자산과 달리 집은 몇 달이 지나도 팔리지 않아서 돈을 구경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즉시즉시 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노년기를 대비하는 금융상품은 유동성이 필수적이다.
100세시대 금융상품은 또 월급을 받듯이 정기적으로 현금이 창출되면 좋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금상품들이 매월 일정액의 돈이 나오도록 설계돼 있다. 굳이 연금상품이 아니더라도 월지급식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를 활용해서도 정기적으로 현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100세시대 금융상품은 길어진 노후를 위해 장기투자가 가능해야 한다. 100세시대 준비라는 것이 1,2년 투자함으로써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장기투자가 가능함으로써 자주 상품을 바꾸는 번거로움이 없어야 한다. 그 외 은퇴 이후에는 손실을 회복할 기회가 제한되는 만큼 수익의 안정성도 높아야 한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글/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