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아메리카 포함해 해외 실적 발표
금감원 "공시자료에 계열사 아니라는 사실 명백히 해야"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현대캐피탈이 해외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금융당국에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사진=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이 해외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분관계가 없는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 Hyundai Capital America)를 해외법인으로 포함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대캐피탈 아메리카가 현대캐피탈의 계열사가 아님을 명백히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해외법인의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조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캐피탈 해외법인의 자산 총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4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산 규모(32조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전 세계적인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을 극복하고 거둔 성과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현대캐피탈 아메리카의 실적을 포함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 현대캐피탈 아메리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720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자산 역시 26% 이상 성장했다.

문제는 현대캐피탈이 현대캐피탈 아메리카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989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현대캐피탈 아메리카는 현대차·기아가 현지 법인을 통해 회사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캐피탈 아메리카에 직원을 파견하고 컨설팅 업무를 통해 수수료를 받고 있으나 지분 관계는 전혀 없다.

이에 금감원에서도 지배구조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아메리카가 현대캐피탈의 계열사가 아니다라는 것을 공시에 명백하게 써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한다”며 “현대캐피탈이 상장사는 아니지만 채권 등을 발행할 때 이해관계자가 있고 오해가 생길 수 있어 현대캐피탈에 지분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주석을 달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상장사도 아닌데 이를 통해 주가를 뻥뒤기할 니즈는 전혀 없다”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현대캐피탈 아메리카라는 상호를 쓰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금융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현대캐피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총괄적으로 하고 있고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에도 현대캐피탈 아메리카 실적까지 취합해서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