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이 한국-일본 양국 정부·기업 공동 참여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무역협회는 구 회장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맡아 "양국의 민관 협의체가 기업 비즈니스 애로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30일 밝혔다.

구 회장은 협의체 구성 외에도 양국 관계 개선 차원에서 △무비자 방문제 복원 △양국 간 전력 공유 동북아 슈퍼 그리드 구축 △수소 산업 육성 등 양국 간 미래지향적 산업 협력을 거론했다.

그는 "한일 경제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기업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재개하기 위해 무비자 방문 제도를 빨리 복원해야 한다"며 "이른 시일 내 한일간 기업인 교류가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신산업·에너지 안보·탄소 중립 등 경제 구조 변화에 대응해 양국이 협력할 분야는 매우 많다"며 "양국간 미래 지향적 산업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소·암모니아 도입 과정에서 협력할 분야가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 회장은 "한국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와 일본의 '수소 밸류 체인 추진 협의회'가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소 산업 육성 목적의 양국 정책 기구가 협력하면 양국 기업에 더욱 큰 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탄소 중립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양국 간 전력을 공유하자고도 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동북아 슈퍼 그리드 구축'을 통해 동북아 역내에서 전력을 저렴하게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이는 양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동북아 평화·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경제인 회의로, 양국 최고 경영자 260여명이 자리했다. 한국 측에선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을 단장으로 구자열 무협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류진 풍산그룹 회장·손봉락 TCC스틸 회장·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주일한국기업 관계자 등 163명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경제인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밸류 체인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과 한일 공동 에너지 사업 방안, 한일 청년 인재 교류 활성화 플랫폼 구축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