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LG의 경우 지난 30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해 대형주로서는 드문 9%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의 자사주 매입은 오너가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한편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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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오는 2024년 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시선을 끌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자기자본으로 매입하는 것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들이다. LG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오는 2024년 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뉴스가 난 이후 지난 30일 LG 주가는 전일 대비 9.64% 급등한 8만1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1일 주가는 1%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사주 매입발표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는 임원들이 나서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 올해 들어 유독 부진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경영진과 임원들까지 나서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장내 매수한 삼성전자 임원은 모두 2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6억3882주에 달한다. 약 42억5000만원 규모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 금융권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지난 18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만주(약 712억5000만원 규모)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며 주식 거래까지 정지됐던 오스템임플란트 또한 지난달 27일 거래재개 결정을 받은 이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임성훈 DGB대구은행장이 DGB금융지주 보통주 6500주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행장은 이전에도 5000주를 매입한 적이 있어 이번 매입으로 임 행장의 보유 주식 숫자는 1만7000주로 늘어났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해 총 11만3127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 매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내 주요 임원들이 나서서 주가 부양에 나서는 모습은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LG의 자사주 매입안에 대해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5000억원을 매수할 경우 신규로 매수하는 자사주 지분율은 4.3%에 달한다”고 분석하면서 신규 배당정책에 대해서도 “2020년 2월에 발표한 기존 배당정책에서 ‘배당금 수익 한도’라는 단서를 삭제하며 배당금 수익 외 상표권 사용수익과 임대수익에 대해서도 배당 가능성을 열어 놨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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