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최근 수차례 핵기폭장치 실험을 하는 등 7차 핵실험의 마지막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만 남았다는 관측과 함께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올해는 5월 30일) 기간이 유력하게 지목됐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이미 갱도의 기존 입구와 새 입구를 연결하고 굴착 과정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지상통제소와 핵실험 공간 계측장비 간 전기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8일 전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부소장 등 미국 전문가들은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주 월요일)을 낀 이번주 중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23일 CSIS 토론회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부터 2017년까지 메모리얼 데이 전후에만 모두 7차례 미사일 도발을 했다. 

이에 우리군 당국도 메모리얼 데이가 낀 이번주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6월 초·중순쯤 노동당 중앙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예고한 만큼 이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핵실험 등 군사행동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면서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돼 있다. 

이번 핵실험은 소형화된 핵탄두 개발을 위한 전술핵무기 시험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남한을 겨냥하는 미사일에도 실을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6차 핵실험에서 이미 수소폭탄을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핵실험임 임박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한미의 연합 대응태세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에 대해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연합 억제력 강화를 합의했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지난 25일 북한이 핵위협에 나서면 강력한 한미 연합 전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은 다음 달 B-1B 편대를 괌에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는 핵무기를 장착하진 않지만 수백km 밖에서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유도무기를 다량 탑재할 수 있다. 

B-1B가 다시 한반도 상공을 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기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까지 북상해 무력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이후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시작되면서 B-1B가 한반도로 전개한 적은 없다. 

이 밖에 미국 공군이 단 2대 보유하고 있다는 RC-135U 컴뱃센트 정찰기 중 1대가 27일 일본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뱃센트는 기체 곳곳에 장착된 고성능 첨단 센서를 이용해 수백km 밖 지상·해상·공중에서 발신되는 각종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적 레이더 전파를 탐지해 방공망도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컴뱃센트는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가데나 공군기지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데나 기지에는 핵실험 감시 및 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 WC-135W 콘스턴트피닉스도 배치돼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미군은 올 3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재개 이후 RC-135S 코브라볼, RC-135V 리벳조인트 등 정찰기를 거의 매일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에 전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