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정 폭도 돌변, 4.19 자유민주정신 되찾아야

   
▲ 박종운 논설위원
올해는 4.19민주혁명기념일이 있은 지 어언 55년 째가 되었다. 그런데 4월혁명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강북구에서는 태극기 퍼포먼스가 있었다. 취지는 발로 태극기를 그린다는 것이었는지 모르나, 모양새는 태극기를 짓밟는 꼴이 되었다. 그런 취지에 맞게(?) 이 태극기는 행사가 끝난 후에도 방치되었고, 시민들로 하여금 그것을 밟고 지나가도록 만들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법정에서 그 실체가 이미 거의 드러난 세월호 해상교통사고를 추모하는 집회가 같은 날 열렸다. 그런데 이들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폭동성 시위를 하는 쪽으로 돌변했다. 경찰 버스를 끌어당기고, 버스 옆면에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낙서를 하고, 심지어 경찰 버스 안으로 들어가 경찰들의 물품을 훔쳐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폭력시위의 와중에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태극기 불태우기를 하였다는 것이다. 만일에 태극기 불태우기가 시위대의 진심이 아니었다면 시위대가 태극기를 불로 태우는 자를 잡아서 경찰에 넘겼어야 함에도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는 시위대의 암묵적 동의를 뜻한다. 그들에게는 대한민국이 저주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나라를 위해 숨져간 어떤 장병에게도 최대 1억~2억원의 보상밖에 못해주었지만, 세월호 해상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는 8억에서 10억원의 보상을 해주었는데도, 과도한 사랑을 베풀어주는 나라와 국민들을 저주하다니...

4.19 민주혁명은 이런 사람들이 태극기를 모욕하고 난동을 피울 자유를 주기 위해서 싸운 것이 아니다. 1948년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 나라가 세워졌지만, 그 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잇따른 임기연장 개헌과 부정선거로 인해 위협받았기에, 4.19 민주혁명은 손상당한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일어났던 혁명이었던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권력 측으로부터 훼손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러나 광장에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권력을 쥔 독재자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선동하는 선동가도 역시 자유민주주의의 적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시대 폭동성 광장 민주주의 선동가의 도구일 뿐

독재 치하에서 저항의 방법으로라면 모르되, 완전한 자유민주주의 시기에서는 민주주의가 광장에 모일 시간을 내고 또 그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시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5천만 국민들의 것이다. 지금 민주주의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어떠한 제약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서 투명하게 대표가 선출되고 그 대표들에 의해서 공무가 집행되고 있다. 지금 민주주의는 심지어 시시각각 실시되고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사람들의 의견분포까지도 참고하며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자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 그간 지난한 투쟁이 있었다. 1960년 4.19가 있었고, 1979년 부마항쟁이 있었고,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항쟁이 있었다. 마침내, 박종철 학생의 무고한 죽음에 항거한 국민들의 투쟁으로 1987년 6월 민주항쟁 끝에 민주주의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이런 민주주의 투쟁이 있었기에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가해졌던 제한도 없앨 수 있었고, ‘보도지침’ ‘언론검열’ 등도 없앨 수 있었고, 국민들의 의사표시를 왜곡하는 대통령 간선제나 (비례대표 몰아주기 등) 국회 의석배분 조작 등을 극복할 수 있었고, 지방자치도 부활시킬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민주주의를 소중하게 키워나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위협이 다른 쪽에서 오고 있다. 그것은 바로 광장에서 폭동을 선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든 사안을 대통령의 음모와 지시에 의한 것으로 연결시켜 반정부 투쟁으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재주가 있다.

세월호 관련 시위대의 경우도 이들 폭동선동가들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 진실은 이미 법정에서 밝혀지고 있는데, 이 초대형 해상교통사고 피해자의 엄마가 대통령에게 했던 막말을 보면 그 점을 잘 알 수 있다.

단원고 2학년 박혜선 학생의 어머니 임성미 씨가 군중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을 향해 “지 죄를 지가 아는 거 아닌가요? 그 ×년! 비행기 타고 내릴 때 내가 비행기 폭파해버릴 거예요. 대한민국에 못 돌아오게 할 거예요. 모가지 비틀어버릴 거라고요. (박수 환호) 나 지금 눈에 뵈는 거 없습니다. (박수 환호)”라고 했다.

   
▲ 지난 주말 세월호 시위대가 광화문광장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폭력이 난무했다. 경찰물건이 탈취당하고, 차량들이 대거 손상됐다. 북한의 사주를 받은 세력이 개입했는지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시위는 자유민주주의 틀안에서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연합뉴스

또 “… 아침에 이완구 새끼 왔어요. 쫒아버렸어요. 내가. … 우리 혜선이의 꿈 피켓 들고, 내 딸의 꿈을 뺏어간 놈이 어떤 놈이냐고. … 아까 이완구 새끼 죽여버릴려다 말았거든요. 어디를 감히 분향을 하러 와요? 최선을 다하겠대요. 그러면 여태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 아닌가요? 그 말 뜻은? 차선을 한 거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거죠? … 저는 누군가가 양심선언한다고 기다리고 있거든요. 조만간 할 것 같아요.”

이 말을 새겨보면, 누군가가 그녀에게 인위적으로 사고를 일어나게 했다는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사건 시나리오까지 주입해준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사고를 일으키게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주입하고 있는 것도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스스로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다고 하고, 박정희 육영수 여사를 좋아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지 죄를 지가 아는 것 아닌가요’ 하는 조선시대 사또 식 용어를 쓰면서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폭파해버릴 거예요’라는 이야기를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저렇게 말할 정도면 누군가 단단히 세뇌시키지 않고서야 할 수 없다.

이처럼 초대형 교통사고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누군가가 가공할 상상력을 주입한 것이 현실이다. 바로 그 누군가가 만들어낸 공포의 세월호 뻥 괴담이 (과거 광우뻥 괴담에 이어)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협에 빠뜨리고 있다.

작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위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것은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이었다. 이를 통해 헌법재판소는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할 자유는 우리 사회에서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그러한 세력들의 결사체는 헌법적으로 보호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악선동으로 반대한민국적 태도를 불러일으키고 폭동성 시위를 벌이는 행태에 대해서도 국민 개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단호하게 “민주주의 파괴는 안 돼!” “민주주의 파괴 공작에 이용당해서는 안 돼!”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4.19 민주혁명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원리로 다시 하나 돼야

광장 폭동 선동가들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할 길은 없는가?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신명나면 엄청나게 혼신의 힘을 쏟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또 의외로 엄청나게 원리주의적인 국민이라는 데 있다. 명분과 진실만큼 대한민국 국민을 확고하게 통일시키는 것도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어제 우리가 맞은 4.19민주혁명이다. 왜냐하면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민주주의가 시행됐던 예가 없었는데, 한 민주독립혁명가가 자유민주주의를 이 땅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으로 확립시킨 이후, 불과 12년 만에 임기연장에 의한 독재조차도 용납하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12년이면 초중고 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는 시간이다.

자유민주주의 교과서로 공부를 한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그들은 임의로 대통령 임기제한을 연장하거나 없애버리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었다. 6.25침략을 당한 와중에도 대통령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 선거가 모두 치른 나라였기에, 부정선거라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었다. 마산에서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보여주듯 중고등학생들도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일에 앞장섰다. 대학생들도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나서고, 교수들까지도 나섰다.

조선시대 유생들의 지부상소(持斧上訴)의 전통을 연상케 하는, 학생들의 민주회복 요구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바로 효과를 거두었다. 본래 자유민주주의자였지만 임기제한 철폐를 거듭해서 독재자로 되었던 이승만 대통령은 경찰들의 발포로 인한 학생 시민들의 희생에 즉각 애도를 표하고, 본래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으로 돌아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임기연장은 그의 잘못이었지만, 그가 초기의 희생에서 물러서고, 더 이상 국민들의 저항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길로 나아가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행운이었다.

독재자였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그의 삶의 원칙과 관련이 되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시실 독립협회 이래 일관되게 항일독립운동을 하고, 일제 패망 후에는 새 점령군인 미소군정에 맞서 반탁즉시독립운동을 했으며, 1948년 대한민국 독립건국을 성공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그는 확고한 자유민주주의 정치철학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일찍이 1905년 한성감옥에서 <독립정신>을 쓴 바 있다. 여기서 그는 4개 장에 걸쳐 미국의 정치제도를 소개하는 등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이상으로 삼았었다. 그가 쓴 책은 독립운동의 방향을 왕정복고가 아닌 민주혁명의 방향으로 틀었다. 그래서 1919년 고종 장례식을 계기로 일어난 3.1만세운동 이후 민주혁명정부 성격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만들어지는 전기를 만들었다.

그는 이때 이미 대통령에 위촉되었다. 일제 패망 후에 반탁운동을 하던 임시정부 세력이 서울에서 국민대회를 열었을 때도 그는 다시 주석으로 선출되었고, 김구 전 주석은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그저 운좋게 대통령이 되거나 여기저기 거중조정을 잘하다가 우연히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니었다.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투쟁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아마도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없을 사람들이라고 불신했던 것 같다. 평생 독립운동에 헌신해왔던 임시정부의 김구 전 주석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반대세력으로 돌변하는 것을 보고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임기연장을 거듭해나갔던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미국에서 루즈벨트가 4선 대통령에 도전했을 때 ‘루즈벨트는 왕이 되려고 하는가?’하는 공격이 있었던 것, 그리고 1947년 미국에서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 임기를 최대 2선으로 제한했던 역사를 잊고 임기연장 개헌을 계속했던 것 같다. 아니면 아래로부터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임기제한이 생겨나는 식으로 자유민주주의 정신이 반석에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자신은 루즈벨트 이상으로 예외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는 186명이나 되는 학생 시민들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곧 사임하는 쪽으로 결심을 내렸다. 그리고 사임하면서, “정의를 사랑하는 우리 청년학도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불의를 보고 일어나지 못하는 민족은 죽은 민족이다. 민중이 내가 그만둘 것을 원한다면 물러서면 된다.” “학생들의 궐기를 높이 평가하며 우리 선열들의 독립투쟁과 3.1운동을 이어받은 것”이라는 등 공감을 하는 말을 하였다.

다른 나라들의 독재자들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적들을 미국의 스파이로 몰아 잔혹하게 처형하면서 독재체제를 계속 강화해나갔던 북쪽의 김일성과는 더더욱 확실하게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민주주의를 해본지 불과 12년 만에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정치를 요구했던 시위대도, 또 독재자로 된 자유민주주의 독립혁명가도, 사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사상적인 면에서는 하나였다는 것이 4.19혁명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대목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사상적 원리 위에서만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었고, 해원상생(解寃相生)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헌정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의 큰 길을 향한 투쟁은 계속되었다. 원리적인 승리 이후에는 과거 세력을 과감하게 사면하는 포용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컨대 김영삼 대통령은 역사적 교훈 차원에서 ‘성공한 쿠데타’조차도 처벌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곧 특사를 베풀었다. 자유민주주의의 승리 이후에는 피의 보복과 같은 광풍은 없었다. 대한민국도 1994년 남아프리카 대통령이 되었던 만델라 이상으로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원리의 대한민국이 한낱 광우뻥 괴담이나 세월호 뻥 괴담 등 이상한 유언비어 한 두개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더욱이 그것이 북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세습독재 편에서의 공작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을 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된다. 자유민주주의가 반석 위에 올라선 이상, 폭력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거나 관철하려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태극기 짓밟기나 태극기 불태우기 같은 짓은 시위대 스스로가 제지할 줄 알아야 한다. 집회의 자유가 있음에도 풀리스라인을 굳이 넘어서 폭동성 시위를 조직해내는 분자들은 시위대 자체가 불순분자라며 먼저 솎아 내야 한다. 대통령이 있는 곳으로 가자거나, 대통령이 없으니 정부청사를 점거하자는 식으로 주장하는 사람을 솎아 내야 한다. 그것이 김주열의 희생과 박종철의 희생으로 만들어낸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유언비어는 민주주의를 해친다. 오직 대의명분과 정의와 진실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밝혀야 한다. 항상 자유민주주의 원리와 진실 위에서 하나가 되자! / 박종운 논설위원겸 시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