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첫 화면에 팝업창 띄워 안내
매 반기별 운영 실적 비교‧공시 의무화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그간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알리는 데 소극적이었던 신용카드사들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을 독려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에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해 운영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 사진=우리카드 홈페이지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현대‧NH농협‧롯데‧우리‧하나카드 등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팝업창을 띄워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알리고 있다. 이를 통해 각사별로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가능한 대상상품과 신청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을 받은 후 승진·급여 인상 등으로 인해 처음 대출을 받았을 때보다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에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신용대출 등을 이용하는 고객은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리인하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카드사별 통계 및 운영 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지난 4월 매반기 종료일로부터 2개월 내에 카드사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금융감독원이 규정한 기준에 맞춰 비교하고 공시하도록 하는 여신전문금융법 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금리인하 신청 건수와 수용 건수, 수용률, 수용에 따른 이자 감면액 등 운영 실적을 오는 8월까지 공시해야 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2019년 6월 법제화됐지만 금융사들의 소극적인 안내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수용률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1년 전업 카드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수용 건수/신청 건수)은 59.2%에 그쳤다.

특히 카드론과 같은 카드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평균금리가 10%대로 높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요구권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2.98%로 집계됐다.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매반기 공시하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카드사들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이 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요구권 공시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이 좋은 경우 이미지가 개선되고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출금리가 하향 평준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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