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과 붙어보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5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29위 한국은 예상보다 실력 차가 켰다.

강한 압박과 현련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은 히샬리송의 선제골,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2골, 제주스와 쿠티뉴의 골로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황의조의 골로 겨우 영패만 면했다. 

   
▲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브라질은 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골키퍼 웨베르통, 포백은 다니 알베스, 마르퀴뇨스, 티아구 실바, 알렉스 산드루가 나섰다. 중원에는 프레드와 카세미루가 배치되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네이마르, 루카스 파케타, 하피냐가 자리해 최전방 공격수 히샬리송을 지원했다.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이용, 김영권, 권경원, 홍철로 꾸렸다. 중원은 정우영, 황인범, 백승호가 책임졌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가 공격 삼각편대를 이뤘다.

처음부터 완전히 브라질 분위기였다. 화려한 개인기는 기본이고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몰아붙였다. 한국은 빌드업을 시도할 틈도 없이 브라질의 드리블과 패스를 막기에 급급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실바의 헤더골이 나왔는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계속 한국 진영에서 기회를 엿보던 브라질은 전반 6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산드루가 페널티지역 좌측으로 파고든 뒤 가운데로 내준 크로스를 프레드가 슛했다. 이 볼을 문전에 있던 히샬리송이 발을 갖다대 방향을 바꾼 것이 골키퍼 김승규 맞고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 황의조가 골을 넣은 후 황희찬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후에도 한국은 브라질의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간간이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 31분 6만명 이상 관중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황의조가 동점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황희찬이 돌파해 들어가다 찔러준 볼을 황의조가 수비를 등지고 받았다. 뒤에서 몸으로 미는 실바와 몸싸움을 견뎌내며 황희조가 터닝 슛을 날려 브라질 골문 반대편 구석으로 꽂아넣었다.

한국의 동점골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브라질이 더욱 공세를 끌어올렸다. 히샬리송과 알베스가 연이어 날린 슛을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수비 과정에서 이용의 파울이 나왔다. 전반 37분이었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완전한 속임 동작으로 김승규를 무너뜨리고 가볍게 슛을 차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1-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았는데 또 비슷한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후반 11분 태클을 시도하던 권경원이 파울을 범해 VAR을 거쳐 다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번에도 네이마르가 이전과 똑 같은 속임 동작 후 골을 넣어 3-1로 점수 차를 벌렸다.

   
▲ 네이마르(가운데)가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이용과 백승호를 빼고 김문환과 정우영을 투입하는 등 만회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 황인범에게 슛 찬스를 만들어주고 직접 슛을 쏘기도 했으나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브라질은 선수 교체를 해가며 여유있게 경기 운영을 했다. 카세미루를 파비뉴로, 히샬리송을 비니시우스로 교체했다. 나가는 선수도, 들어오는 선수도 모두 세계적인 스타들이다 보니 브라질의 경기력과 우세는 계속 유지됐다. 한국도 후반 24분 황의조를 나상호와 교체했다.

후반 막판으로 향하면서 한국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자 브라질이 개인기로 수비를 헤집고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하피냐의 위력적인 감아차기 슛이 골포스트를 때리는 장면도 나왔다.

브라질은 후반 32분 네이마르와 하피냐를 빼고 제주스와 쿠티뉴를 투입했다. 교체 멤버들이 골 퍼레이드를 벌였다. 쿠티뉴가 그라운드에 들어간 지 3분 만에 골을 뽑아냈고, 추가 시간에는 제주스가 마무리 쐐기골을 더해 대승을 완성했다.

한국은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한 브라질 축구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면서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수비 조직력 강화와 탈압박 방법 찾기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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