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400만원선을 돌파하자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의 보고서를 낸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420만원이 넘는다. 지난 15일 노무라증권이 50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데 이어 20일에는 KDB대우증권이 기존 목표주가를 무려 74%나 높인 540만원을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지난해 말 222만원이었지만 지난 17일 319만원까지 치솟았다. 중국발 매출증대에 대한 기대감과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정지 이전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주가 올리기 경쟁에 들어갔다. 물론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찬사도 빠지지 않는다.
목표주가 540만원을 제시한 KDB대우증권의 함승희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1조2789억원, 영업이익 2523억원, 영업이익률 19.7%로 추정된다"며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대비 각각 10.6%, 9.2%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시장 내 지배력 강화 속도와 강도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신제품 개발, 트렌드 선도 능력은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을 초월하는 놀라운 속도로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333만원에서 453만원으로 120만원, 36% 올린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의 한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수익비율(PER)이 70배 이상을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서열 56위에 불과한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20일 23조원을 넘어 상장사 상위 5위권으로 올라선 상태다. 특히 소비재의 특성상 언제든 판매가 부진해 질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주가가 단기과열됐는데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과열된 건 맞지만 매출증대에 대한 기대로 실적이 선반영되는 주식의 특성상 모멘텀은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