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SK와 SK C&C가 합병하게 됨에 따라 SK는 사업지주회사로서 그룹 내 위상을 견고하게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SK와 SK C&C 간 합병은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선진화에 적극 화답한 것으로 시장에서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SK와 SK C&C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율은 각각 31.8%와 43.5% 수준이다. SK C&C와 SK는 각각 1대 0.74 비율로 합병하고 SK C&C는 6360억원어치의 자사주 600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런 절차를 거쳐 합병이 끝나면 최 회장은 SK 보유 지분을 23.4%(1647만주) 보유하게 된다. 최기원 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SK 지분도 7.4% 수준이 된다. 결국, 합병사의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30.9% 수준으로 낮아진다.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자사주인 11.7%(824만주)를 포함한 지분율은 42.6%가 된다.

박중선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합병 후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은 보유 지분율 측면에서 삼성이나 현대차, LG 등의 다른 대기업 그룹보다 훨씬 높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SK 입장에선 지주사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주사가 변경될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전체 자산 중 투자자산 비중이 50%를 넘으면 지주사가 변경될 수 있다. 현재 SK의 투자자산 비중은 이미 40%를 넘어선 상태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SK의 주가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김동양 연구원은 "합병 법인은 밸류에이션 고평가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고, SK의 풍부한 현금흐름을 통해 성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호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큰 차이가 없다"며 "시장에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을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으나, 최근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주들은 21일 매수분까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와 SK C&C 매수청구 행사가액은 각각 17만1853원과 23만940원이다.

SK C&C도 자사주 소각 결정으로 시가총액이 4조원 정도 공중으로 날아가므로 20%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주주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는 설명이다. SK로 피인수되는 SK C&C는 공개 매수 청구를 거쳐 합병이 완료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