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따른 감독으로 신뢰 형성…건전성 감독, 소비자보호 강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개월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원장은 물러나는 자리에서 또 한 번 '퍼펙트스톰'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금융사 대상 사전 감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개월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정 원장은 지난 7일 이임식에서 "취임 이후 누차 경고해 온 '퍼펙트스톰'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소통협력관, 자체감사요구제 등을 십분 활용해 금융사가 주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대내외 어려움에도 우리 금융시스템이 굳건히 버텨낼 수 있도록 금융사 건전성 감독에도 더욱 힘써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 취임 당시부터 강조한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법과 원칙에 따른 감독행정으로 감독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깔려야 금융시장과 산업이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는 "복잡·다양한 금융상품과 디지털화 등 금융환경 변화로 사후적 제재만으로는 금융소비자를 온전히 보호하기 어렵다"며 "금융상품 설계·개발 단계에서부터의 감독과 금융상품 통합모니터링 정교화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금감원 임직원에 대해서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금융권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려면 끊임 없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금감원의 영문명이 '서비스'(service)로 끝나는 것은 감독의 본연이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점"이라며 "금융회사들의 감독분담금 지출이 '비용'이 아닌 금융회사에 효익을 가져다주는 '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사회·경제구조 변화에 걸맞은 금융감독 정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주문했다. 정 원장은 "금융중개 일반적 규율체계를 마련해 금융회사와 빅테크의 공정경쟁을 보장하고, 신탁산업을 육성하여 종합재산관리 기능과 혁신사업 지원 역할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지난달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취임한 지 약 9개월 만이었다. 신임 금감원장에는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내정됐다. 임기는 이날부터 2년인 2024년 6월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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