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롯데카드의 대주주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 인수가가 높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매각 흥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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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카드 |
9일 카드업계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내놓을 '매물'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 59.83%다. 여기에 2019년 롯데카드 매각 이후에도 남아있던 롯데쇼핑 등 롯데 측 지분 20.17%도 함께 매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지분을 합치면 80%의 지분으로 롯데카드의 지분 대부분이 매각된다.
롯데지주는 2019년 5월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1억원에 처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이때 롯데카드 지분 20%를 확보하고 롯데카드의 2대 주주가 됐다.
현재 롯데카드를 인수할 잠재 후보군으로는 우리금융과 더불어 BC카드의 모회사인 KT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인수 여부 우선검토권(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 우선검토권은 MBK파트너스가 특정 인수 후보와 롯데카드 매각가를 합의하면 우리금융이 같은 조건으로 해당 거래를 인수할지 검토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롯데카드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업계 2위로 뛰어오른다. 우리카드가 추진하는 '독립 가맹점' 구축도 속도가 붙을 수 있어 인수 시 시너지가 높은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KT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BC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수익다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BC카드는 수익의 80%가 결제망 제공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카드 등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BC카드는 결제망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발급카드 상품 확대 등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했던 하나금융그룹 또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하나금융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중소형사인 하나카드도 단번에 업계 2~3위에 안착하게 된다.
인수전의 관건은 매각가에 달렸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의 몸값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각가를 가늠하는 자본총계는 지난 1분기 2조716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935억원) 대비 0.9% 성장했다. MBK파트너스가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했던 가격(1조3810억원)의 두 배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수자들과 MBK파트너스 간 이견차가 큰 데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황이 좋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증권 부문이 없어 카드사보다는 증권사 인수가 더욱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의 경우 3년 전보다 1조원 이상 비싸진 롯데카드를 인수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카드업황이 좋지 않아 롯데카드의 인수전이 흥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인수 후보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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