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의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회가 2주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다.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모두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 공백 상황이 지속되면서 남은 2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민생 현안 법안 처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된 논의에 들어갔으나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결국 원구성 협상에 실패했다.
이날 회동 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절충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한다"며 "국회에 인사 청문회를 요청한 장관급 후보자가 여럿 있다. 인사 청문회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가급적이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
|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6월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 회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존 원 구성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기존 양당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좀처럼 원 구성 문제와 관련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서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맡는 게 당연하고 법사위원장은 기존에 국민의힘 측에서 야당에서 해야 한다고 했으니 야당이 된 민주당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선 국회의장단을 선출해 국회 공백 사태를 막자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홍근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없어 민생 위기와 북한 도발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 하고 있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국회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자"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초 전반기 국회 때 여야 원내대표가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뒤집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1, 2 교섭단체가 나눠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하자는 건 여야 합의 사항이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갖는 것은 국회의 전통"이라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고 싶으면 국회의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줄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응수했다.
이처럼 국회의 공백상태가 2주 째 이어지면서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의 인사청문 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됐지만 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하면서 '인사청문회 패싱'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한 산적한 민생 현안 관련 법안 처리도 중단된 상태다. 특히 파업 중인 화물연대가 요구하고 있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임대차 3법(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등 해결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국토교통부는 관련 TF를 구성하고 국회 보고를 기다리고 있는데 국회 원구성이 늦어진 이후로 보고가 지체되고 있다"라며 "법사위를 붙잡는 민주당 때문"이라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