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까지만 해도 10만원대 머물던 목표주가, 8만원대로 주저앉아
미국 5월 CPI 큰 폭 상승에 투심 '꽁꽁'…반도체 수요부진에 약세 지속 전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주가가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8분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66%) 떨어진 6만2100원에 거래되며 장중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10일 장초반 전장 대비 1.53% 떨어지며 6만420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신저가를 새로쓴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5분 기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494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는 건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여파라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 시간) 5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물가가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 수치이자 증권가 전망치인 8.3%를 웃돈 수준이다. 

5월 CPI가 발표되자 미국 뉴욕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73%,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91% 하락했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도 3.52%나 빠졌다.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직전 거래일 대비 3.60%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 들어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순위 역시 내려앉았다. 

글로벌 회계업체 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서 올 3월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22위에 올랐다. 지난해(15위)와 비교하면 7계단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내리는 등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10만원선에 머물던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8만원대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매크로(거시경제) 악재가 산재하고 있는데다 반도체 업황 성장 둔화세가 장기화되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데다 스마트폰·서버·PC·가전 시장 수요도 식고 있는 만큼 당분간 주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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