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르노코리아의 경영은 오로지 르노그룹과 CEO인 저의 손에 달려 있을 뿐 중국 길리자동차는 어떠한 형태로도 르노코리아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신임 사장이 르노코리아 2대주주에 오르게 될 중국 길리자동차의 경영 개입 여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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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신임 사장. /사진=르노코리아 제공 |
그는 지난 10일 르노코리아가 경기도 용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길리그룹의 볼보, 폴스타, 스마트 등 다른 파트너십의 성공 요건을 보면 모두 경영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르노코리아와의 파트너십도 같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자가 완료되면 이사회(BOD)에 르노그룹, 길리자동차, 삼성카드 세 기업이 참여하게 되지만, 르노코리아의 주주 이사회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르노코리아의 경영진은 르노와 CEO, (각 본부의 본부장들로 구성된)EC 멤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 업체 길리자동차는 르노코리아에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2640억원을 투입, 지분 34.02%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증자가 완료되면 르노코리아의 지분율은 르노그룹 80.05%, 삼성카드 19.9%, 종업원 지주 0.05%에서 르노그룹 52.82%, 길리자동차 34.02%, 삼성카드 13.13%, 종업원 지주 0.03%로 바뀌면서 길리자동차는 르노코리아의 2대주주가 된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중국 길리자동차의 르노코리아에 대한 경영 개입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중국 언론들 사이에서 길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 이사회에 멤버를 배정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르노그룹 중심의 경영권 구도가 르노-길리의 경영 구도로 변경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신임 사장은 이같은 우려를 의식하듯, 길리자동차의 지분 참여 의미를 △볼보 플랫폼 이용△개발 코스트 감소△길리자동차 보유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 등으로 한정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길리자동차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볼보 등에 사용하는 탁월한 품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대규모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좋은 수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며"우리가 훌륭한 차만 선보인다면 르노그룹, 길리자동차가 보유한 시장으로의 수출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드블레즈 사장은 이날 르노코리아의 내수 목표 시장 점유율을 10%라고 밝혔다. 그는 "연간 판매 규모가 150만 대인 내수 시장에서 1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수출 시장에선 부산공장에선 연간 25~30만대를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성패는 인적 차원의 역량에 달려 있지만, 그동안 르노코리아는 인력을 잃으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며 "돌파구 확보를 위해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고 현대적이고 다문화적인 인력 충원이 절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르노코리아를 재건하는 새로운 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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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테판 드블레즈 르노삼성자동차 신임 대표이사가 10일 르노테크놀로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드블레즈 사장은 올 하반기 출시될 XM3의 성공을 르노코리아 재건의 기반이 될 것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출시를 시작으로, 신규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차량(HEV)을 배치하고 이후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전기차 출시 시기가 다른 경쟁 브랜드에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해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해 볼 때 2030년 BEV 비중은 30~4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6년에는 2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그때를 르노코리아 전기차 출시의 완벽한 타이밍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에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킬로와트(KW)당 200달러에서 이제는 130달러까지 낮아졌는데, 더 나아가 100달러까지 더 낮아지게 되면 BEV 대중화가 가능한 비용으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르노그룹에 BEV 개발에 대한 제안을 조만간 할 예정으로, 그 제안이 수락되면 르노코리아의 본격적인 BEV 개발 여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블레스 사장은 내연기관 SM6와 QM6의 풀체인지 출시 계획과 관련 "5~6년의 라이프사이클로 풀체인지 모델이 나왔어야 하는데 회사의 어려운 사정으로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지금으로선 계획된 라인업을 바꾸기 어렵다"며 당분간 두 모델의 풀체인지 출시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르노그룹 모델의 한국 시장 출시에 대해서도 "한국 시장은 현재 중대형 SUV 선호도가 높은 편이어서 소형 위주의 르노그룹 차량을 가져오기는 어렵다"며 "기존 조에처럼 BEV를 비롯한 일부 차종만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르노코리아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대항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드블레스 사장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할 순 없겠지만, 르노, 닛산, 길리 등을 등에 업고 있는 만큼 르노코리아가 현대차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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