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내년 시행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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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전날 후순위 공모사채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2860억원을 발행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한 지속가능채권은 10년 만기, 5년 콜옵션 후순위 채권으로 RBC(지급여력)비율은 약 12%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이를 포함해 연내 최대 7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도 5억달러(약 62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올해 첫 자본확충이다. 지난 8일 진행된 수요 예측에는 해외 주요 채권투자기관이 참여해 발행 예정액의 7배 수준인 36억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올 3월말 기준 205.1%로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제적인 자본 관리를 통해 금융환경 변화 등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오는 17일 3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 7억5000만달러(약 9200억원)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 발행에 이은 추가 자본확충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두 차례에 걸쳐 약 1조2200억원의 자본을 쌓는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집중하는 것은 IFRS17, 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이다. IFRS17은 보험금 부채 평가 기준을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의 측정과 수익, 비용 인식기준이 변경돼 재무제표 구성항목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급증하면서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미리 자본을 쌓아두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RBC비율이 악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주로 국내외 장기채권에 투자하는데 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로 투자하는 채권은 수익이 증가하지만 기존에 보유한 채권은 가치가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의 악화로 이어진다.
2021년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30%포인트 이상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도 함께 오르면서 자본 조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RBC비율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불확실한 시장환경을 고려해 미리 자본확충을 해놓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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