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벨기에로 날아가 반도체와 최첨단 신기술을 살펴보며 미래 시장의 선도 전략을 모색했다. 유럽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 성장 기반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에는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imec은 1984년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이곳에서는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imec은 기술을 선도하는 전세계 600개 이상의 기업 파트너와 학계의 네트워크로 광범위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IMEC은 벨기에 이외에도 네덜란드,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등 세계 6개국에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번에 이 부회장은 루크 반 덴 호브 imec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도 △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은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삼성의 시장을 선도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은  삼성의 미래 투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달 ‘삼성의 미래 준비’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IT(AI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실제 imec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등 다양한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분야(반도체·바이오·신성장·IT(인공지능, 차세대 통신)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네덜란드에서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집중했다. 네덜란드 총리와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경영진을 만나 미래 전략을 공유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동한 이 부회장은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는 경영진과 미래 반도체 트렌드와 중장기 사업전략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EUV 장비는 최첨단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필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EUV 장비 확보에 직접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ASML 장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업계 ‘절대강자’인 ASML과의 파트너십은 제조사들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이 부회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성이 있었기에 삼성전자와 ASML이 전략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