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금융권이 주도하고 있는 핀테크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한목소리가 나왔다.

▲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코스콤 주최 ‘자본시장 IT 컨퍼런스 2015’에서 정연대 코스콤 사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코스콤

22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콤 주최로 열린 '자본시장 IT컨퍼런스 2015'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노키아, 모토로라처럼 새로운 변화 시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쇠퇴의 길로 빠져든 사례가 많다”며 “핀테크는 금융투자업계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날로그 시대 한국이 전자제품 분야에서 일본에 뒤떨어져 있다가 디지털 시대에 일본을 이겼다”며 “(핀테크로) 판이 바뀔 때 선수를 바꿔야 한다. 쇼트트랙도 직선코스가 아닌 코너에서 선두 선수가 바뀐다. 핀테크 혁명이야 말로 한국 금융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을 추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 등 사용자가 많은 IT기업에 은행을 허용하면 중국의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기업이 나오면서 한국 금융업체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은행을 허용해 중국발 모바일 혁명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은 기존(오프라인) 금융 네트워크가 약해서 성공했지만 한국은 이미 네트워크가 있어 핀테크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남들이 다하는 간편결제 말고 한단계 높은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면 더 많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회장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핀테크 개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인다"며 "금융투자회사는 타업권에 비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금융상품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핀테크와 접목할 경우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코스콤 주최 ‘자본시장 IT 컨퍼런스 2015’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코스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왜 핀테크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핀테크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핀테크의 논의가 지급결제나 인터넷은행 한정돼 있어 아쉽다. 정부와 IT회사 금융회사가 서로 동반자적 의식을 갖고 어떻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축사를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종합주가지수가 4년 만에 2100선을 넘는 등 요즘 금융투자업계에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길 기대한다”며 “크라우드펀딩 등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국회를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축사에서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 중 우리나라 기업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국내 핀테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면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구축했거나 구축 중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금융업 종사자, 학계, IT업체 등에서 450여명이 참석했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은행권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으로 핀테크 사업이 확대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코스콤이 해 나갈 것”이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코스콤은 5월 중으로 핀테크 인큐베이팅센터를 오픈하고 자본시장 핀테크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자본시장의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