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바이오 벤처기업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이면서 코스닥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22일 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6%(11.18) 하락한 703.34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은 극심한 변동세를 나타냈다. 이날 718.89로 순조롭게 시작한 코스닥은 오전 장 중 7년4개월여 만에 720선을 돌파하기도 하면서 상승세를 무난하게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황은 오후 들어 급변하기 시작했다. 오후 1시19분부터 하락세를 보이너디 오후 2시8분에는 5.40%(38.56포인트) 급락한 675.96까지 내려갔다.

코스닥의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기업은 바이오 벤처기업 내츄럴엔도텍. 이날 한국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관련 제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식용이 금지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성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내츄럴엔도텍은 결국 하한가로 떨어졌다.

내츄럴엔도텍은 코인텍에서 분사돼 지난 2001년 설립된 국내 백수오 시장 1위 업체다. 2008년 갱년기 증상 완화 건강식품인 '에스트로지' 제품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에스트로지는 식물성 원료인 백수오 등 한약재를 혼합한 복합추출물이다. 백수오 제품은 갱년기 장애 개선, 면역력 강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장년층 여성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3년 백수오를 비롯한 복합추출물 생산액은 704억원으로 2012년 대비 7배나 급증했다. 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시가총액 9위 종목인 대형 종목인 내츄럴엔도텍이 흔들리면서 시장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날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내츄럴엔도텍의 시총도 12위로 내려앉았다.

내츄럴엔도텍은 헬스케어 산업 중 특히 호르몬 관련 증상 치료용 소재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다.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 치료용 신소재를 개발하여 해당 소재제품인 백수오등 복합추출물 및 건강기능식품 형태인 백수오 여성호르몬제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
지난해 매출 1240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말 기준 '백수오 여성호르몬치료제'의 매출 비중이 75%,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매출 비중이 8.32%로 실질적적으로 백수오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율 23.92%의 김재수 대표다.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유공(현 SK)과 한솔에서 10여년간 근무했던 김 대표는 벤처 열풍이 불던 1999년, 면역증강제를 개발 중이던 지인을 만나 창업에 뛰어들었다. 뜻이 맞지 않아 회사를 나왔고 2001년에는 아파트를 팔아서 마련한 1억2000만원의 자본금으로 내츄럴엔도텍을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봉도 높다. 지난해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860만원에 달한다. 특히 김 대표를 비롯해 임원의 대부분이 서강대 출신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감독기관인 식약청의 공인된 검사 방법을 무시한 조사 과정과 방법을 신뢰할 수 없다"며 "소비자원은 검사 데이터 공개와 객관적 검증을 거부하고 있고 조사 결과 발표 이전에도 잘못된 정보를 유관 업체에 흘렸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식약처에서 동일한 샘플을 성분 검사했지만 이엽우피소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소비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중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