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프레임’ 논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에 대해 국민의 힘은 진상규명 TF를 발족하며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어, 진상 규명의 열쇠를 쥔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에 대한 압박수위가 커지게 됐다.
이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협조에 나서 국회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를 결정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대응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신색깔론”이라고 반발하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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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24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협치를 뒤로하고 여야가 신경전을 펼치는 이유는 2년전 월북으로 단정됐던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해 국방부와 해경이 지난 16일 “자진 월북의 근거가 없다”라며 수사결과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의 진상 규명의 핵심자료들이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분류돼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프레임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
이에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먹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그게 왜 현안이냐”라고 반문하며 국민의힘이 사건을 쟁점화 하는 것에 협조하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하태경 의원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하고 ‘월북 조작’ 의혹을 연일 제기하자 북로남불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전반기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당이 안보 해악을 감수한다면, 당시 월북 판단을 내리게 된 비공개 회의록을 비롯해 SI자료(대북특수정보) 공개를 동의할 것”이라고 역제안하며 반격했다.
이어 21일에는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에 대해 “국민의힘이 정식으로 요청하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혀 국민의힘의 프레임 공세를 무마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대통령기록관이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정보 부존재’를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을 향한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 요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동의할 경우 열람이 가능하다. 따라서 180여석을 가진 제1야당인 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인 상황이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어떤 이유로 재빠르게 ‘월북’이라 단정 지은 채 수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라며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공개를 꺼릴 이유는 없다’라고 했으니 민주당은 공개 절차에 협조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더불어 유족 또한 오는 27일 민주당을 찾아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를 요청할 의사를 밝혀 진상규명의 화살이 국회를 향하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정보공개에 반대하지 않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다만 국가안보에 대한 부분에 대해 여당과 정부에서 (기록물을) 공개하는 것에 득실을 따져야 된다”라며 조건부 동의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여야가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에 모두 동의 의사를 보인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에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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