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상제 개편안에 건설업계 "기대에 못 미쳐…아쉽다"
자잿값 인상폭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연기만 피운 듯"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 등 개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건설업계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분상제 폐지나 이에 준하는 수준의 개편을 원했던 것에 비하면 손질 폭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 서울 시내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필수 경비 항목을 늘리고 기본형 건축비 산정·고시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한 분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산정 시 세입자 주거 이전비, 영업손실 보상비, 명도 소송비, 이주비에 대한 금융비 총회 운영비 등을 필수 경비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최근 자잿값 급등 등 상황을 고려해 상승폭에 따라 기본형 건축비를 수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에 관해서도 세부 평가 기준과 배점을 모두 공개하고 이의신청 절차를 신설하는 등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인한 정비사업장 분양가 상승폭은 1.5~4% 수준이다.

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 A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서는 부족한 감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워낙 급등했기 때문에 (이번 개편으로) 상쇄되기에는 미약해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견 건설사 B 관계자 또한 “크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분상제라는 게 변수가 많을 뿐더러 이번 개편안도 명확하게 나온 게 아니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별다른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C 관계자는 “현실성이 좀 더 반영되는 것 같다”면서도 “저희 같은 경우 현장이 수도권 일부 지역 및 지방 위주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정부가 분상제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의식한 것 같다고 바라봤다. A 관계자는 “(분상제 개편으로) 분양가가 급등하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적정선에서 개편이 이뤄진 것 같다”고 짚었다.

B 관계자도 “(정부가) 연기만 피운 것 아닌가 싶다”며 “부동산은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최소한으로만 개입한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가 항목에서 가장 비중이 큰 택지비의 경우 그간 건설사들이 지속해서 상향 조정을 요구해왔으나 이번 개편안에서는 제외됐다”며 “분양가격 인상폭이 최대 4% 수준임을 고려하면 정비사업 활성화 추진 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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