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관 보수화 영향…중간선거 앞두고 정치권·국민 갈등 고조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미국에서 임신 6개월 이전까지 낙태를 합법화했던 일명 '로 대 웨이드' 판결이 공식 폐기됐다.

24일(현지시각)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앞서 대법원은 1973년 1월 여성의 낙태권이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상 사생활 보호 권리에 포함된다고 판단, 태아가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 가능한 시기(약 28주) 전까지는 여성이 이유를 불문하고 임신을 중단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각 주의 낙태 금지 조항이 금지 또는 사문화됐으나,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이날 이를 폐기하면서 낙태권 존폐를 결정하는 권한이 주정부·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 미국 연방 대법관 9명/사진=미국 대법원 홈페이지 제공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해 15주 이후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안에 대해 심리에 들어갔으며, 이날 유지를 결정(6대 3)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이어졌다.

50여년에 걸쳐 구속력을 가졌던 이 판결이 폐지된 것은 연방 대법관 보수화 물결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랫 캐버노 대법관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3명의 대법관이 판결 폐기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반면, 진보 성향으로 불리는 3명은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각 주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낙태권 옹호 단체 구트마허연구소는 26개에 달하는 주가 낙태를 사실상 금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CNN도 비슷한 예상을 하면서 6개 가량의 주는 이미 낙태금지 조항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갈등도 고조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정적인 메세지를 담은 긴급 대국민 연설을 했으며, 대응 성격의 행정명령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55%가 낙태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찬반 단체간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시위대·일반 국민들의 갈등도 고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