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1~23일 3일동안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어 휴전선 전방부대에 전술핵무기 배치 결정을 시사한 이후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평양시 군중집회를 열어 ‘반미 의식’ 고취에 나섰다.
23~25일 사흘간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교양마당에서 열린 반미 군중집회는 2017년을 끝으로 남북 및 북미 회담이 진행되던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이번에 5년여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번 집회에는 리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영환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이 참석했으며, 연설자들은 “미제가 다시 공화국을 건드리려 한다면 다지고 다져온 불가항력의 물리적 수단을 총발동해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사위 회의를 끝낸 북한은 “군 전선부대들의 작전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기로 했다”며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중대 문제를 심의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회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핵’이나 ‘핵실험’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전선부대’는 전방부대를 말하는 것이고, ‘전쟁억제력’은 핵무기 표현 때 사용하는 용어이므로 남한을 겨냥해 휴전선 접경지역 최전방부대에 전술핵무기 배치를 결정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번 군중집회는 군사위 회의 결정 이행을 다짐하기 위한 후속 조치인 셈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4월 16일 ‘전술핵’ 언급 이후 4월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핵무기의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고, 최근 KN 계열 미사일들을 잇따라 시험발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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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신문이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가 21~23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2.6.24./사진=뉴스1 |
그리고 6월 8~10일 당 중앙위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김 총비서가 ‘강대강·정면승부 투쟁 원칙’을 표방한 것에 따른 ‘공화국 무력과 국방연구 부문이 강행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에 대한 이행 세부 대책을 제시한 이후 이번 제8기 제3차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박정천 외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추가해 핵무기 고도화를 강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으며, 시기적으로 한미정상회담과 한미 대북공조 강화 및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이번 회의를 보도하면서 작전지도, 중요 군사행동곟획, 작전임무, 실천 행동지침 등 현장에서 적용되는 구체적인 용어 사용으로 전술핵무기의 실질적 사용 가능성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장 한미연합훈련이 역대급으로 기동될 가능성과 훈련 규모가 확대되고, 전략자산 전개 등이 예상되는 것에 대응해 실질적인 대응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이 같은 태세는 8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대응태세를 수립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한미훈련 전후로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나 단거리급 무기 발사 행보가 증가할 수 있다. 북한이 전쟁억제력과 응징 및 보복 능력을 실질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시위 개념인 셈”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새로 부위원장에 선임된 리병철의 과거 전력으로 볼 때 향후 핵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전쟁억제력, 선제공격 역량 강화 임무가 주어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 한편,) 조선신보가 22일 보도한 ‘강대강 원칙 실천이 첨단무기개발이나 새 미사일만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볼 때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군사위협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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