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리상단 이틀 만에 1.37% 포인트 인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연 7%대를 웃돌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시중은행의 '이자 장사'를 경고하자 이를 의식해 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 연 7%대를 웃돌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연 4.75~6.515%로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연 4.33~7.140%)과 비교해 일주일 만에 상단이 0.625%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5.48~7.16%에서 5.47~6.26%로 하향 조정한데 25일엔 금리를 연 5.39~5.79%로 더 낮춰 이틀 만에 금리 상단을 1.37%포인트까지 낮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 1~8등급 고객에게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9~10등급 차주까지 확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전세대출 우대금리 폭을 조정한데 이어 주담대 금리 인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같은 날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최고 1.0%에서 1.1%(대면 기준)로 조정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우대금리를 확대하면 고객이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의 이 같은 금리인하 움직임은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강도 높은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17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선 취임 후 은행장들과의 첫 간담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3일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과도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며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통 분담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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