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5원 상향…"전기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 바꿔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5원 인 상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분기별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폭을 연간 조정 범위 내에서 바꿀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에는 전분기 대비 최대 3원 인상·인하만 가능했다.

   
▲ 전기계량기/사진=미디어펜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월 평균 307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4인 가구는 1535원 안팎의 요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전기요금이 실질적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차감한 변동연료비값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한전은 7~9월 기준 변동연료비가 킬로그램(kg)당 244.03원이라는 점을 들어 kWh당 33.6원의 조정단가가 산출됐다고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인상에도 한전은 1kWh의 전력을 판매할 때마다 28.6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앞서 한전이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폭 확대를 건의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료비연동제가 도입됐지만, 국제유가 급등을 비롯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 1분기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연간 적자가 3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는 것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7~9월 취약계층의 요금부담 완화를 위해 복지할인 대상(약 350만가구)에 대해 할인한도를 40% 늘리는 것도 언급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유공자·기초수급대상자 등은 월 최대 9600원을 할인 받을 예정이다.

   
▲ 한전 나주 본사/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이와 관련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재생에너지 관련 전력구입체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급등을 비롯한 이유로 전력도매가격(SMP)이 급등하면서 재생에너지 단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재생에너지는 국제유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전력도매가격(SMP) 인상의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의무구매제도(RPS)에 의한 보조금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전력구매단가도 비싸졌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한국전력공사·한국남부발전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남해 해상풍력의 올 1분기 평균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368.3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남솔라시티도 태양광발전의 경우 390.4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이들 발전단지의 경우 신재생공급인증서(REC) 판매수익을 제외한 평균전력판매단가도 182.1원에 달했다. 반면, 한전이 원전으로부터 구입한 전력단가는 62.8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 및 발전자회사 경영진이 성과급을 반납하고, 연료비 절감·경영 효율화·출자지분 및 부동산 매각 등의 자구노력을 단행하고 있다"면서도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입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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