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위험 자산 회피 성향…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만에 다시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가상자산 헤지펀드가 파산하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우려를 제기하면서다. 

   
▲ 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만에 다시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밤 1만9939달러까지 빠졌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30일 오전 9시 35분 기준 2만80달러로, 가까스로 2만달러를 지키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24시간 전보다 0.13% 빠진 2640만원선을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가상자산 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4% 가까이 하락했고, 솔리나도 4% 넘게 빠졌다. 

이날 가격 하락은 가상자산 헤지펀드의 파산 영향이 컸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따르면 가상자산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이 지난 27일 영국 버진아일랜드 법원으로부터 파산 명령을 받았다.

지난 2012년 설립된 3AC는 수년 동안 가상자산 산업에 적극 투자해 왔다. 운용 자산 규모만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해 가상자산 업계에선 유명한 대형 헤지펀드였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3AC의 투자 유치가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의 지표로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3AC는 지난달과 이달 코인시장을 끌어내린 대형 악재였던 테라-루나와, 리도파이낸스의 스테이킹 이더리움(stETH) 등에 레버리지 방식으로 투자했다가 대부분의 자산을 청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의 경기 침체 우려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이날 참석한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다고 믿지만 이는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과하게 긴축을 단행하는 위험이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며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했다.

파월이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긴축 공포가 위험 자산인 가상자산 시세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이 침체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 부사장은 CNBC방송에서 “현재 시장 심리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이 당분간 1만7000~2만20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아케인리서치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인 시장의 하락은 229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최대 73%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지난 약세장의 흐름을 따른다면 올해 4분기 말쯤 최저가인 1만35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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